금감원,삼성물산도 회계감리 중…삼성바이오 논란 커지나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과 별개로 삼성물산 (151,100원 ▲1,000 +0.67%) 회계기준 위반 의혹에 대해 감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회사 실적을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삼성물산 계열사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가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지적과 함께 재무제표 수정요구를 받은 가운데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 확대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삼성물산의 회계기준 위반 의혹에 대해 감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삼성물산이 2017년 재무제표에서 자회사 손실을 회계기준에 맞게 반영하지 않은 정황을 포착하고 감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온 만큼, 해외 실적 부진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감리 문제가 발생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금감원 감리결과 삼성물산이 고의로 자회사 손실을 누락한 것으로 결론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삼성그룹 회계 투명성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심의해 온 증선위가 14일 4조5000억원대 고의 분식으로 결론 낸 이후 삼성물산에 대한 별도의 감리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증선위 제재 의결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재무제표에서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본이 줄어들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가치가 모회사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삼성물산 회계처리 적절성에도 의문 부호가 켜졌다는 지적이다.

또 2015년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합병 비율 사후정당화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회계 기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있어 삼성물산에 대한 금감원 감리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사건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라며 "삼성 내부 문서에 삼성물산 합병회계 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증선위에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 요구를 촉구했다.

김용범 증선위원장 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결론 발표 브리핑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가치 재평가분을 (재무제표에서) 취소해야 한다"면서 "모회사 삼성물산의 감리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