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이트·피츠 선방했지만 엇갈린 하이트 vs 롯데주류, 왜?

/사진제공=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와 롯데주류의 '피츠'가 3분기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소주에서 두 회사 실적이 엇갈렸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생산라인 이전 등 비용 부담 증가로 전년대비 감소 폭이 커진 반면 롯데주류는 지방 소주 판매 영역을 넓혀가면서 기대보다 좋은 결과를 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5001억원, 영업이익은 293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대비 5.3%, 48.3% 감소했다.


수입맥주와 필라이트는 40%대 성장률을 보였다. 하이트진로는 수입맥주 매출이 43% 증가하고, 필라이트 후레쉬 판매량 증가로 발표주도 48.1% 늘었다. 하지만 하이트, 맥스 등 레귤러 맥주 매출액이 20% 이상 감소했다. 수입 맥주 공세와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 탓이다.

문제는 효자 노릇하던 소주다. 소주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540억원, 249억원으로 3.3%, 35.5% 감소했다. 도수인하 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과 마산공장으로 소주 생산라인을 전환하면서 설치 비용 등 각종 부담이 늘었고 공장가동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 3분기는 지난해 3분기 '깜짝 실적'의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지난해 10월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9월 판매량이 20% 늘었고, 10월 노동조합 파업 전 물량까지 늘리면서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7.9%, 영업이익은 103.9% 늘었다.

/사진제공=롯데주류

반면 롯데주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물론 아직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업황 자체가 안 좋은 상황에서 마이너스 폭을 줄여가고 있다.

롯데주류 3분기 매출액은 2033억원, 영업이익은 -149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6%, -9.2%를 기록했다. IBK투자증권은 매출액 감소폭은 1분기 -2.2%, 2분기 -3.7%에서 -1%대로 줄었고, 4분기는 전년대비 1.4%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위스키 등 기타주류와 클라우드 판매량 감소했지만, 피츠 매출이 월 60억원 수준(지난해 3분기 월 평균 5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0% 증가했다. 기존에 맥주 브랜드 선호가 명확하지 않았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고, 밀러와 블루문 등 수입맥주 판매 실적이 약 60억원 더해졌다.

소주 매출액은 5% 증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류 성장이 돋보인다"며 "전체 시장이 5% 축소된 걸 감안하면 매우 견조한 실적"이라고 말했다. 광주, 대전, 천안 등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처음처럼 매출 실적이 증가한 덕분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 종량세 전환과 정부 주류 광고 규제 강화 등 여러 불확실성이 산재해있는 상황"이라며 "수입맥주 라인업 강화와 가격 조정 등을 통해 실적 반등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