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전현직 대법관 수사정점 양승태…소환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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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사법농단 수사가 양승태 대법원의 '윗선'을 향하고 있다. 당연히 수사의 정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다. 이에 앞서 박병대 전 대법관(61·사법연수원 12기)이 전직 대법관으로서 처음으로 검찰에 공개 소환된다. 그는 양 전 원장의 '행동대장'격으로 알려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수십차례 공모자로 적시된 핵심 피의자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9일 오전 9시30분 박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 조사한다. 박 전 대법관은 앞서 검찰에 비공개 소환된 차한성 전 대법관(64·7기) 후임으로 2014년2월부터 2016년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이 기간 검찰이 적시한 그의 비위행위로는 Δ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지연 Δ통진당 지위확인 소송 개입 Δ법관사찰 Δ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 조성 Δ헌재 내부기밀 유출 등이 있다.

임 전 차장이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를 실무에서 조율하는 중간책이었다면, 박병대 전 대법관은 각종 재판개입 문건작성을 지시하고 진행사항을 보고받으며 양 전 원장과 호흡을 맞춘 윗선이다.

임 전 차장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에는 2015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이 낸 지위확인 소송에서 각하결정이 나오자 박 전 대법관은 양 전 대법원장과 공동으로 "어떻게 이런 판결이 있을 수 있느냐" 며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질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 전 대법관은 강제징용 사건을 놓고 박근혜 청와대와의 접촉도 직접 챙겼다. 전임 차한성 전 대법관이 시작한 재판개입 논의는 이때부터 구체화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10월 당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열린 2차 회동에 참석해 법원의 과거사 소송을 전부 취합,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행정처장이었을 당시 대법원에 넘어온 과거사 등 청와대 '관심' 재판은 계속해서 계류됐다.

검찰은 이날 소환조사에서 박 전 대법관의 재판개입 의혹과 관련한 진술을 끌어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임 전 차장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 반면 차 전 대법관은 검찰에 일제 강제징용 관련 소송을 고의로 지연한 결정은 '양 전 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란 진술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박 전 대법관의 소환은 지난 14일 임종헌 전 차장의 기소 이후 예정된 수순이었다. 임 전 차장은 사법부 고위층인 박 전 대법관, 고영한 전 대법관에 이어 종착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향하는 검찰 수사의 '길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 다음 표적으로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63·11기)을 금주 피의자 신분으로 부를 전망이다. 그는 지난 8월 퇴임 직전 재판연구관의 보고서 및 판결문 초고 등 내부 기밀자료 수천건을 빼돌려 또 다른 논란을 만들었다.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은 스폰서 판사 의혹과 관련해 2016년 9월쯤 윤인태 전 부산고법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문모 전 부산고법 판사의 재판정보 누설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 전 처장 소환조사가 완료되면 사법농단 수사의 최정점인 양 전 원장이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 양 전 원장도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대부분의 공소사실에서 공범으로 적시됐다.

앞서 국정감사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관련 수사를 연내 마무리하길 희망한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양 전 원장은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연말 안에는 소환될 가능성이 높다.

임 전 차장 공소장에는 현직 대법관도 대거 등장한다. 권순일 대법관은 '국정원 댓글사건'과 관련해 유해용 선임재판연구관이 작성한 '쟁점파일의 증거능력이 부정될 경우 실체판단을 유보함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검토메모를 대법관들에게 전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후 이 사건 상고심은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통진당 의원 지위확인소송과 관련해 행정처로부터 지시를 받은 이동원, 노정희 현 대법관의 이름도 공소장에 나오는데 이들은 서면조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노 대법관 등에 대해 "필요한 부분은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고 전 처장과 양 전 대법원장의 소환시기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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