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택시기사 빈소 내일 마련…정치권 "방안 찾을 것"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10일 오후 6시30분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진=이영민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car pool)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57)의 빈소가 11일 마련될 예정이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10일 "유족 측 상황이 좋지 않아서 노조 의견에 따라 장례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장례준비위원회를 꾸려 11일 빈소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씨의 시신이 있는 서울 한강성심병원에는 4개 택시노조 조합원 50여명이 찾아 현장을 지켰다. 택시 기사들은 최씨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개인택시기사 이모씨(53)는 "정부가 카풀을 강행하기 전에 택시 기사들도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했어야 한다"며 "제대로 된 요금 기준도 정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면 택시 기사들 생계는 누가 책임지냐"고 토로했다.

법인택시기사 이모씨(47)도 "정부와 대기업 언론이 합심해서 고인을 죽인 것"이라며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카풀이 택시 기사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라는 게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0시40분까지 현장을 지키던 노조원들은 다음날 장례준비위원회를 꾸리기로 정하고 해산했다.

병원에는 정치권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오후 9시30분쯤 병원을 찾은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비통한 마음"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열심히 소통하고 정부 쪽에 귀를 기울이라고 간곡히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택시 업계와 대화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정부 측에 전달해 합의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9시40분쯤 현장을 찾은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은 "택시운전사 출신으로서 소식을 듣고 왔다"며 "애통하다. 당 차원에서 카풀 반대 법안에 동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 택시를 세우고 차 안에서 분신해 사망했다.

최씨는 평소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에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7일부터 일부 제한된 이용자를 대상으로 카풀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