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포스트 기획실 S·K·P·F

금춘수 한화 부회장

한화그룹이 중심 진용을 새로 구성했다. 그룹 최상위 지배사 ㈜한화에 신설된 조직 '지원부문'을 움직일 주요 임원들의 윤곽도 나타났다. 서울대(S)와 고려대(K), 기획(Planning), 재무(Finance)라는 키워드로 종합할 수 있다. 이들이 포진한 지원부문은 해체된 기획실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금춘수 부회장과 이달 인사에서 승진한 강성수 부사장 등 9명의 임원이 ㈜한화 새 사업부문인 지원부문에 배속됐다.


지원부문은 그룹 자회사 경영 지원과 신사업 인수합병(M&A) 등 업무를 관장한다. 그룹 경영 전반을 움직여온 기획실 해체 후 최상위 지배사 ㈜한화가 그룹 대표 기능을 맡아 신설했다.

여기에 배속된 ㈜한화 9명의 임원은 모두 기획·재무 통이다. 기획실장을 지낸 금 부회장을 필두로 신용인 상무와 장창섭 상무, 채정희 상무보, 박지철 상무보, 권내현 상무보는 경영기획 부서 근무 경험이 있다. 금 부회장을 포함한 이들 6명은 ㈜한화로 자리를 이동하기 전 함께 한화케미칼에 적을 뒀다.

한화지상방산 대표를 맡았던 손재일 전무는 ㈜한화 방산사업본부 경영기획실과 한화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방산부문 기획실에서 근무했다. 9명 중 7명이 경영기획 부서 출신인 셈이다.

신설 지원부문에서 금 부회장을 보좌하게 될 강성수 부사장은 재무통이다. ㈜한화 재무회계팀장과 투자운영3팀장, 한화손해보험 재무담당 등을 거쳤다. 우영진 상무보는 한화손해보험 자산운용부문 부장을 역임했다.


재계 관계자는 "해체된 기획실이 그룹의 전략과 재무를 총괄한 곳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업무 전문가 출신을 신설 지원부문에 채워넣어 사실상 기획실 역할을 맡기겠다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9명 중 8명은 서울대와 고려대 출신이다. 금춘수 부회장(서울대 무역학)과 강성수 부사장(서울대 경제학), 신용인 상무(서울대 국제경영학), 권내현 상무보(서울대 재무학), 우영진 상무보(서울대 국제경영학) 등 5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손재일 전무(고려대 경영학)와 채정희 상무보(고려대 경영학), 박지철 상무보(고려대 무역학)는 고려대다.

인적 진용이 짜인 지원부문은 금 부회장의 공식 선임 절차 이후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금 부회장은 차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한화 지원부문 대표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그룹이 준비할 지주사 전환과 승계 작업은 지배구조 상 ㈜한화를 중심으로 추진된다"며 "신설 지원부문이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