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사법개혁 최종안 국회 보고…사법행정회의 위상 축소 논란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2018.12.1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대법원이 사법농단 의혹 사태 후속조치로 대법원장에 집중된 사법행정권한을 분산해 담당할 사법행정회의를 신설하고, 의혹 진원지인 법원행정처를 폐지하는 대신 사법행정사무 집행을 담당할 법원사무처를 설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법개혁 최종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사법발전위원회 건의 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이 성안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에선 사법행정회의에 총괄권한이 부여됐으나, 대법원 최종안에선 그 위상이 '중요 사법행정사무에 관한 심의·의사결정기구'로 축소돼 논란이 예상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후속추진단보다 법원 내 의견수렴 결과를 보다 많이 반영한 것으로, 개혁 후퇴라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지난 4~10일 실시된 법관·법원공무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7명은 사법행정회의가 총괄기구가 아닌 심의·의결기구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 대법원장은 12일 "사법발전위원회가 사법행정 제도개선을 위해 단일안으로 건의한 내용을 포함해 사법행정 제도개선에 관한 사법부 최종 의견을 법원행정처장을 통해 국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법행정회의 위원 11명…외부 위원 4명 포함


사법행정회의 위원은 총 11명으로 의장인 대법원장과 법관위원 5명, 비(非)법관 정무직인 법원사무처장,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다. 법관위원은 전국법원장회의에서 2명,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3명을 추천하도록 했다.

외부위원 추천을 위한 추천위원회는 대법원장 지명자 1명, 국회의장 추천자 2명, 대한변호사협회장,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법원노조) 대표자로 꾸려진다.

심의·의결사항은 법률로 명시한다. 구체적으로 판사 보직에 관한 기본원칙 승인 및 인사안 확정을 비롯해 Δ대법원 규칙 및 예규 제·개정 Δ예산요구서, 예비금 지출안과 결산보고서 검토 Δ대법원장이 국회에 제출하는 의견 승인 등이다.

사법행정회의 산하엔 안건 연구 등을 위해 법관이 아닌 위원을 포함한 분야별 위원회를 둘 수 있게 했다. 법관·비법관 위원은 모두 비상근이다.

법원행정처는 폐지하고 기존 행정처가 맡던 집행기능은 법관이 아닌 행정전문가로 채워지는 법원사무처로 넘긴다. 다만 비법관화는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직제와 예산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해 김 대법원장 임기 중 비법관화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법행정회의가 대법원장에게 법원사무처장 또는 차장 해임을 건의할 수 있게 해 의결기구가 집행기구를 견제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재적위원 과반 발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해임이 가능하다.

전국법원장회의와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법률기구인 사법행정회의 위원 추천권을 가지게 돼 법률기구로 격상한다.

◇법관인사운영위 두어 대법원장의 판사 인사보직권 이양

대법원 재판에 직접 관련된 사법행정은 대법원 사무국을 설치해 대법원에 남긴다. 그밖의 중앙단위 사법행정은 사무처가 맡게 해 재판과 사법행정을 분리한다는 목표다.

법관 보직인사 제도개선을 위해선 사법행정회의 산하에 법관으로 구성된 법관인사운영위원회를 설치한다. 대법원장에게 독점됐던 판사 인사보직권을 이양하겠다는 취지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행정회의 신설은 재판중심 사법행정 구현을 위한 행정처 개편방안의 핵심"이라며 "사법행정회의 도입을 통해 대법원장이 행정처를 통해 사법행정 의사결정을 독점한데 따른 폐단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사법행정회의가 심의·의결기구로 결정이 된데 대해 "헌법상 사법부의 장인 대법원장이 법원사무처장을 통해 사법행정 총괄 주체가 되는 것이 의사결정과 집행분리라는 개혁취지에 부합하고, 헌법적 논란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란 게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개혁안 제출은 개혁의 완결이 아닌 시작"이라며 "이제는 사법부 개혁이 흔들림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소중한 지혜와 힘을 보태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전관예우 방지 등 현안도 법원가족과 외부 여러 의견을 경청하며 개혁방향을 찾겠다"며 "사법행정권 남용 단초가 됐던 상고심 개편 방안도 투명한 절차를 통해 법원 안팎 의견을 모아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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