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초·중·고교 '시민' 과목 신설 검토…교총 "교과신설 반대"

머니투데이

세종=문영재 기자

민주시민교육을 위해 '시민'(가칭) 과목을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또 '민주시민학교'가 내년부터 운영된다.

교육부는 13일 이런 내용이 담긴 '학교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민주시민교육을 위해 내년에 국고 21억원과 특별교부금 1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종합계획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르면 내년 초 학계와 교육현장 의견을 담아 내년 민주시민교육 목표와 기본원칙을 담은 기준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 기준을 토대로 현행 교육과정이 민주시민 양성목적에 부합하는지 여부도 진단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개정에 앞서 보조교재와 컨텐츠개발, 교사 연수 등을 통해 교육과정 재구성을 지원하고 고교 공통과목인 '통합사회'를 민주시민교육의 핵심교과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차기 교육과정 전면개정 때 기존 교과목을 통합해 '시민'(가칭) 과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내년에 '민주시민학교'(가칭) 51곳도 선정해 지원한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자치활동도 지원할 예정이다. 현행 초중등교육법령은 학생의 자치활동을 권장하는 수준인데 이를 손질해 학생회를 설치토록 규정하고 예산·공간을 지원할 근거도 마련키로 했다. 학생자치활동 시간도 매달 1시간 이상 보장된다.

교원연수도 강화된다. 민주시민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생애주기별 직무·자격연수 내용을 내실화하고 연수 인원도 교장·교감은 200명 수준에서 1000명까지, 교사는 2000~3000명으로 확대된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민주시민 양성은 교육기본법상 중요한 교육이념"이라며 "그간 지식중심 교육에 치중해 시민으로서 역량과 자질을 키우는 데 소홀했던 점에 변화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은 교육기본법에 명시된 민주시민교육은 필요하지만 특정교과가 아닌 범교과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며 '시민' 교과목 신설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정부가 바뀌면서 이전의 인성교육이 별다른 내용 변화가 없는데도 민주시민교육으로, 교육부·시도교육청의 주무부서가 인성교육과에서 민주시민교육과로 개명되는 등 '시민'이 이념적 프레임을 대변하는 용어로 비춰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시민교과를 만드는 것은 자칫 학교의 정치화와 교육 편향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