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또 식품사고…349년 역사 동인당 '벌꿀 재활용' 논란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중국 베이징의 동인당 매장 모습. /사진=동인당 웹사이트

중국에서 식품 사고가 또 터졌다. 청나라 제4대 황제 강희제 시대 설립된 349년 역사의 제약회사 동인당(同仁堂)이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 벌꿀을 재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인당은 위탁업체의 잘못으로 불량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기업 신뢰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중국 장수(江蘇)TV와 메이르징지(每日經濟)신문에 따르면 동인당의 벌꿀 위탁생산업체 옌청진펑(鹽城金蜂)은 최근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벌꿀 제품을 회수해 새로운 제품 생산에 활용하다 덜미를 잡혔다.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제조 일자를 변경하기도 했다.

장수TV와 인터뷰한 옌청진펑의 한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임박해 판매할 수 없는 벌꿀 수만 통이 다시 회수돼 재활용됐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옌청진펑 측은 "회수된 벌꿀은 다시 판매하려는 것이 아니라 양봉업자에게 보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공장의 원료 창고로 보내진 것으로 드러났다.

동인당은 자회사 동인당벌꿀(蜂業)을 통해 지난 2016년 9월 옌청진펑과 벌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동인당은 동인당벌꿀 지분 51.29%를 지닌 대주주다. 옌청진펑이 생산한 벌꿀은 동인당을 통해 2017년 220t, 올해 1~10월 1815t 가량이 팔려 나갔다.

사건이 불거진 이후 동인당벌꿀은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사건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면서 "즉시 관련 사실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량 생산된 꿀은 모두 봉인해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다고 했다.

베이징시 식품안전관리부도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동인당 주가는 장중 한때 5% 넘게 급락했다. 중국경제망은 수백 년 전통의 동인당이 신뢰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식품 관련 사고가 터진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2008년 멜라민 함유 분유로 영유아가 사망해 큰 파장이 일었으며, 2012년에는 식용이 불가능한 공업용 소금으로 만든 간장이 발각됐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폐식용유나 폐기름으로 만든 식용유가 유통돼 충격을 안겨줬으며, 색소 등으로 만든 인조계란도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