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챗의 끝없는 추락…경영진 또 줄줄이 '탈출'

지난 2017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걸린 스냅 현수막. /AFPBBNews=뉴스1

한 때 페이스북의 대항마로 꼽혔던 미국 소셜미디어 스냅챗(모회사 스냅)에서 또 다시 임원진이 줄줄이 사퇴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스냅은 이날 미 증권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팀 스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다른 기회를 찾아보기 위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입사한지 불과 8개월 만에 퇴사를 결정한 것. 소식이 전해진 후 스냅의 주가는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8.5% 가까이 하락했다.


스톤 CFO는 아마존에서 재무 담당 부사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저조한 지난해 1분기 실적에 위기에 놓인 스냅이 지난해 5월 거액의 돈을 주고 영입했다. 당시 4년 간 2000만달러를 나누어 받는 조건으로 입사했지만 8개월 만에 사퇴하면서 초기 계약금 100만달러를 제외한 1900만달러를 포기하게 됐다. 그가 갑작스럽게 사퇴한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스냅은 "스톤 CFO는 회사의 회계, 전략, 재무 등의 정책에 불만을 품고 나간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스톤 CFO는 스냅이 후임자를 찾을 때까지 CFO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스냅 임원진의 이탈은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앞서 제이슨 할버트 최고인사책임자는 지난 14일에, 엘리자베스 허베스트-브래디 국제전략파트너십 대표는 이달 초에 사퇴를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임란 칸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마리 리티 홍보 부사장, 톰 콘래드 최고생산책임자, 제프루 루카스 최고판매책임자 등이 회사를 떠났다.

스냅 창업자인 에반 스피겔의 독선적인 경영 방식을 버티지 못해 경영진들이 이탈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냅의 성장을 주춤하게 했던 결정들을 그가 임원진의 의견을 무시한 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스피겔 대표는 직원들에 반대에도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스냅 캐시'를 밀어 붙인 바 있다. 결국 스냅캐시는 구글페이, 애플페이 등에 밀려 포르노 등 불법 콘텐츠를 결제하는 용도로 전락, 지난해 8월 서비스가 중단됐다.


경영진 이탈과 서비스 도입 관련 혼선으로 스냅의 이용자수와 주가도 추락하고 있다. 2017년 3월 상장 첫날 시총 330억달러를 기록했던 스냅의 주가는 상장 당시 27달러에서 5달러 선으로 폭락했다. 스냅챗 이용자 수도 인스타그램에 밀리면서 꾸준히 감소했다.


이같은 상황이지만 스냅은 긍정적 실적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스냅은 SEC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목표 상한치에 가깝다"고 밝혔다. 앞서 스냅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을 3550만달러에서 3800만달러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매출보다 중요한 건 이용자 수"라면서 "스냅 이용자 수는 지난 2분기동안 계속 하락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