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M&A 17%↓…미중 무역전쟁 여파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기업간 인수합병(M&A)이 1년새 17%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연속 감소세다.

반도체산업이 각국의 전략산업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이 확대되면서 국제정치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한 영향으로 보인다.

18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업계에서 성사된 M&A 계약이 232억달러(약 26조768억원)로 전년(281억달러)보다 17.4% 줄었다.

IC인사이츠는 지난해까지 최근 3년 연속 반도체업계 M&A 규모가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M&A 규모는 2015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 1033억달러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마이크로세미의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인수(83억5000만달러), IDT의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인수(67억달러) 등이 그나마 눈에 띄는 딜로 100억달러 이상의 '메가딜'(대형계약)도 없었다.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가 미국 정부의 개입으로 무산됐고 퀄컴도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NXP 인수를 포기했다.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메모리반도체 업황 둔화도 반도체업계 M&A 경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 시장 매출은 34.8%(글로벌 IT자문기관 가트너 집계)로 3분의 1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지만 최근 2년여 동안 이어진 초호황 국면이 마무리될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보였다는 얘기다.

IC인사이츠는 다만 2010~2014년 평균치 126억달러에 비하면 지난해 M&A 규모도 작은 편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자율주행차,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언제든 다시 M&A 붐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