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간부 35%로 축소" 기재부에 수정안 낸 금감원

이달 말 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여부가 최종 판가름 나는 가운데 금감원이 기획재정부에 ‘관리자급 비중을 5년 안에 35%로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에 약속한 ‘10년 안에 35%로 축소’하는 안에 비해 이행 기간을 5년 단축한 것이지만 감사원이 지적한 공공기관 평균 수준인 30%에는 못 미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재부와 금융위·금감원은 오는 30일 열리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물밑에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전날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과 관련해 “우리가 얘기한 대로 지켜지면, 기준대로 그대로(비지정) 가고, 그렇지 않으면 원칙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구 차관이 공공기관 지정 조건으로 제시한 ‘우리 얘기’ ‘기준’은 지난해 공운위에서 요구한 4개 과제를 말한다. 당시 기재부는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유보하면서 △공공기관에 준하는 경영 공시 △채용 비리 개선 조치 △상위 부처(금융위) 경영평가 △감사원이 지적한 방만한 조직 구조 개편 등을 성실히 이행할 것으로 조건으로 달았다.

기재부는 4가지 중 3가지는 대체적으로 이행됐다고 보지만 감사원이 지적한 방만한 조직 구조 개편은 아니라고 본다. 감사원은 지난 2017년 9월 금감원의 방만한 조직 구조를 바꾸려면 ‘공공기관 수준’으로 관리자급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7년 기준으로 공공기관의 관리자급 비중은 약 30%인데 금감원은 43%(3급 수석 이상)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금융위에 “관리자급 비중을 10년 안에 35% 수준으로 축소하겠다”고 했으나 기재부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이 최근 기재부에 “관리자급 비중을 5년 안에 35%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35%까지 줄이는 기간을 종전 10년에서 5년 단축하겠다는 의미다. 금감원 총인원은 2017년 기준 1980명이며, 3급 이상이 851명에 달한다. 5년 안에 3급 이상을 158명 더 줄여야 하는 셈이다.


금감원은 다만 ‘관리자 비중 35%’는 마지노선으로 유지했다. 금감원과 유사하게 조직을 운영하는 5개 금융공공기관의 3급 이상 관리자 비중이 평균 37.3%이기 때문에 이보다 낮은 35%는 나름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입사 15년차 이상인 금감원 3급은 3분의 2는 수석이고 3분의 1만 팀장이다. 수석은 관리자 역할을 하지 않고 실질적인 관리자는 팀장이 맡고 있어 3급 전체를 관리자급으로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것도 금감원의 시각이다.

하지만 기재부는 원칙적으로 ‘공공기관 평균 수준인 30%’를 이행 목표로 보고 있는 만큼 금감원의 수정안이 공공기관 지정 여부에 변수로 작용할지 속단할 수는 없다. 윤 원장은 이날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여신금융업권 최고경영자(CEO) 신년 조찬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공기관 지정 여부에 대한 전망에 대해 “일단 (비지정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