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돼지 전염병 앓자 美농가 '울상'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중국 후난성 북부 이양시의 위치한 한 돼지 농장. /AFPBBNews=뉴스1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했지만 미국 대두 농가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중국 내 돼지 개체수가 줄면서 이들의 사료인 대두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문제가 심화되면 대두 수요가 더 감소할 수 있다"며 "이에 미국 농가들이 받는 압박도 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총 7억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세계 최대의 양돈국가이자 돼지고기 최대 소비국가다. 돼지 사료로는 대두를 갈아 만든 대두박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 때문에 중국은 대두 수입국 세계 1위의 자리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여름 중국 북부로부터 확산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중국 농가가 크게 타격을 입었다. 중국에서 현재까지 살처분된 돼지만 90만마리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중국 전역의 돼지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나 줄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상당량의 대두를 수출해 온 미국 농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 12월 휴전을 선언하면서 그동안 막혔던 대두 수출이 재개됐지만, 중국 내 돼지 개체 수 감소가 사료로 사용되는 대두의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며 다시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농업 선물 거래 시장인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두 선물가격은 지난 10월 중순 이후 27%나 하락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인간에게는 무해하지만 일부 중국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기피하면서 그 수요도 감소한 여파라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의 전체 대두 수입량도 크게 줄었다. 지난달 중국은 전년보다 40% 감소한 570만톤의 대두를 수입하는 데 그쳤다. 중국 당국은 대두 수입이 지난해 9월부터 오는 9월까지 전년대비 11%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WSJ는 "미국 농가에게는 어려운 시기에 대두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 농가가 중국에 수출한 대두는 총 6억8600만달러 규모로 2017년의 260억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열병으로 인한 수요 감소 사태가 향후 5~6년 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탕 커 중국 농업농촌부의 홍보대표는 "해외 사례를 뒤돌아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완전히 퇴치하는 데 최소 5~6년이 걸린다"면서 "(중국도)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