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계열사 인력교류 200명 돌파…"'원펌' 강화"

KB금융그룹 안에서 계열사를 옮겨 근무하는 직원이 200명을 넘어섰다. 5년 전엔 단 3명이었다. 직원들이 서로 다른 업권을 경험하도록 해 그룹 차원의 인재를 육성하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원펌(One Firm)’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 1월 그룹 계열사 간 34명의 교류 인사를 실시했다. 지주·은행·증권·손보·카드·생보·자산운용·캐피탈·저축은행 등 9개사에서 나온 직원들이 지주사·은행·증권·손보·카드·생보 등 6개사에 입사했다.


윤 회장 취임 직후인 2014년 말 3명이었던 KB금융의 계열사 간 인력 교류 규모는 2016년 말 66명으로 증가했으며, 이후 매년 1월과 7월 상·하반기 정기 인사 때마다 30여 명의 직원이 그룹 내 타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따라 올 1월 인사까지 포함한 전체 인력 교류 규모는 200명을 넘어섰다. 인력 교류에 참여한 계열사는 지주사를 포함한 13개사 중 11개사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원펌을 강조하면서 계열사 간 협업을 주도할 인재상으로 금융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섭형 인재’를 꼽았고 이들을 육성하기 위해 계열사 인력 교류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비슷한 시기 정부가 ‘금융지주사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자회사 간 직원 겸직 범위를 확대 허용한 것도 기회로 활용했다.

특히 KB금융은 초기 CIB(기업투자금융), WM(자산관리) 부문 등에 주로 집중됐던 인력 교류 대상을 스마트금융·핀테크·빅데이터 등의 디지털금융, 리스크·심사·보험 등으로 대폭 확대했다.


활발한 교류를 위한 시스템도 마련했다. 그룹 내 인사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인사 공모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선발과 평가, 승진·승격을 포함한 보상 측면에서도 ‘하이브리드 인재’를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KB금융은 직원 뿐만 아니라 경영진 인사에서도 계열사간 겸직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17년 말 지주사에 자본시장부문을 신설해 KB증권 사장이 겸직하도록 한 데 이어 지난해말에는 디지털혁신부문, 개인고객부문, 보험부문을 신설해 은행·손보·카드사의 CEO(최고경영자)들을 각 부문장으로 선임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주사의 존재 가치는 계열사 간 협업과 시너지 창출로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계열사 간 인력 교류와 임원 겸직 확대는 윤 회장의 원펌 전략을 구현하는 과정의 핵심 일꾼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