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없다-북미합의 실패' 트럼프 변수속 한반도 미래는

‘이제 동맹은 없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을 외교무대로 끌어들이고 있다. 초강대국(G2)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는 패권국(G1) 잔류와 도약을 두고 샅바싸움인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 중이다.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김영사 펴냄)는 이처럼 민감한 시점의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의 속내와 야망을 소개한다. 저자인 김택환 경기대 특임교수는 해외 취재와 학자, 언론인, 외교관 등 4개국 관련 국내외 전문가와 심도 깊은 대담을 진행하고 각종 매체, 논문을 참조해 한반도가 또다시 열강의 전쟁터가 되는 것을 막고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한 제언을 담았다.

미국은 동맹국에게 방위비 분담과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하지만 정작 러시아와 북한에게는 일종의 러브콜을 보낸다. 유럽연합은 구글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미국과 무역마찰을 일으키고 유럽 독자군을 창설하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저자는 이같은 국제관계와 구도 재편 원심력에는 미중 무역전쟁이 있다고 본다. 중국몽이라는 대국굴기를 선포하는 중국에 위협을 느낀 미국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운 워싱턴 정가의 이단아 트럼프를 내세워 패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새로운 전선을 형성한다는 것.

한반도 주변 정세도 긴박하게 돌아간다. 과거 강대국 패권전쟁의 희생양이었던 한반도에서 다시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고 일본과 러시아는 상황에 따라 양국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반도를 끌어당기기 위한 4강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끊임없이 진행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같은 체스판같은 형국에서 희생양이 아니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주변 국가와 분열 대신 전략적 협력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경제발전 모델로는 스위스식 선택과 집중을 말하며 남북이 신경제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럽 열강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사이의 산악지대에 위치한 스위스를 롤모델로 대한민국(남한), 중국, 일본의 패스트 팔로워가 되는 것이 해법이라는 것.

저자는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2차 대전의 교전국이었던 독일과 프랑스가 단결해 유럽연합 공동체를 건설해 유럽에 평화를 이룩했듯이 미중 패권전쟁이 심화될수록 대한민국과 일본도 연합해야 동아시아가 전쟁에 휩쓸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

김 교수는 과거의 역사와 영토 문제 때문에 미래로 가는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며 과거는 과거대로 바로잡되 해당 내용이 미래를 막아서는 곤란하다는 견해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