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녹지병원 개원 연기 불허…허가취소 추진(상보)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개설 허가를 받은 녹지국제병원. /사진=뉴스1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 기한 내 개원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허가 취소 절차를 밟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일 녹지국제병원이 현행 의료법이 정한 개원 기한(3월4일)을 지키지 않으면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 같은 내용을 녹지 측에도 통보했다.

현행 의료법상 개설 허가를 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개설허가 취소 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등의 의견을 듣고 증거를 조사하는 청문 절차를 실시해야 한다.

녹지병원은 지난해 12월5일 제주도로부터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내용의 조건부 개설 허가를 받았다. 의료법에 따라 허가 후 3개월의 개원 준비기간이 부여됐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제주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5일부터 청문주재자 선정 및 처분사전통지서(청문실시통지) 교부 등을 거쳐 허가 취소 절차에 본격 돌입하기로 했다. 앞서 녹지 측은 지난달 26일 개원 연장을 신청했지만 제주도는 녹지 측이 병원 개원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불승인 처리했다. 녹지병원은 지난달 27일 제주도 보건건강위생과가 실시한 현장점검 때 관계 공무원의 병원 출입을 제한하는 등 공무집행을 기피했다.

제주도는 "녹지병원이 조건부 개설허가 결정 전에는 조속한 결정만 요구하다가 조건부 개설허가 결정 후에는 병원 개원을 위한 실질적 준비 행위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제주도와의 모든 협의를 일체 거부했다"며 "아무런 준비 내용도 없이 계획을 새로 세우고 있으니 개원 기한을 연장해 달라는 요구를 한 것은 전혀 타당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녹지병원이 관계 공무원의 현장점검을 거부한 행위는 현행 의료법에 따라 개설 허가 취소사유가 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처분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