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노는 땅’ 개발 속도 높인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서울시내 한 버스공영차고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서울 시내에서 버스 공영차고지나 공공청사 등으로 쓰다가 기존 시설이 자리를 옮겨 수년째 비어있는 이른바 ‘노는 땅’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개발에 앞서 용도지역 상향 등 핵심 조건을 서울시와 민간사업자와 협의하는 사전협상 대상 부지가 늘어난다.

시는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 대상 토지 면적 기준을 1만㎡에서 5000㎡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이 오는 28일 공포, 시행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는 민간사업자가 부지 개발에 앞서 용도지역 상향 등 도시계획 변경 타당성과 개발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시와 협의하는 것이다. 빈 땅의 용도를 상향해서 사업성을 높이는 대신 개발이익 일부를 기부채납 형태로 공공에 기여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2009년 도입 당시 16개소가 선정됐고 이 가운데 현재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강동구 고덕동 서울승합차고지 등 10개소가 사전협상을 완료했거나 추진 중이다.

이번 조례 개정은 상위법인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시는 1만㎡ 이하 중소형 토지도 민간개발 의지가 있으나 용도지역 상향 어려움으로 개발기회가 상실되는 문제점을 고려해 2017년부터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3월 입법예고를 거쳐 7월 시행령을 공포했다.

시는 사전협상제 대상 확대를 통해 시내 약 200여개 부지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부지 전체 면적은 약 140만㎡로 추정된다.

대규모 부지 사전협상 기간이 평균 2년 소요됐는데 이보다 쟁점이 적은 중소형 부지는 심의기간이 단축돼 사업추진 기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시는 특히 사전협상제를 거친 중소형 토지의 기부채납 형태를 도로, 공원 등 기반시설보다 공공주택이나 생활SOC(사회간접자본) 위주로 유도할 계획이다.

사전협상을 희망하는 민간사업자는 관련 개발계획을 만들어 시 공공개발기획단에 신청하면 된다.

이성창 공공개발기획단장은 “사전협상제 대상지가 확대돼 민간사업자의 기회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장기간 방치된 중소 유휴부지의 탄력적 개발이 가능해져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