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된 강다니엘 전속계약 정지 가처분…전망은?

가수 강다니엘과 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LM) 간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기일이 연기된 상태에서 LM 측의 주소지가 서울 마포구라는 점을 감안해 재판이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서부지방법원으로 이송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경우 재판이 한 달 이상 지연되는 효과가 있어 강다니엘 측이 연예 활동을 하지 못하는 기간이 더 길어질 전망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던 강다니엘이 L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이 연기됐다.


이번 가처분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에서 담당할 예정이었지만 LM 측이 이번 가처분 재판 담당 법원이 서울중앙지법으로 된 것은 잘못이라면서 재판을 다른 법원으로 옮겨 달라는 ‘이송 신청’을 내 기일이 연기됐다. LM 측은 지난 3일엔 가처분 기일을 이틀 남기고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민사소송의 경우 관련 법에 따라 당사자들의 주소지에서 소송이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다. 만약 LM 측이 이송 신청을 하기 전 강다니엘 측에 답변서 등을 제출했다면 그에 따라 관할이 생길 수도 있지만, 이번 사건은 이런 경우는 아니다.

LM 측의 주소지는 서울 마포구다. LM 측은 마포구를 담당하는 서부지법에서 재판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이송 신청을 냈을 가능성이 높다. LM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지평 역시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해 서부지법이 가깝다.


강다니엘 측은 강다니엘의 주소지 또는 이들이 계약을 맺은 곳이나 이들의 계약과 밀접한 곳이 서울중앙지법이 담당하는 서울 종로구·중구·강남구·서초구·관악구·동작구 가운데 한 곳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강다니엘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율촌의 경우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해 서울중앙지법이 가깝다.

재판부는 이송 신청에 대해서는 심리 후 결정하게 돼 있다. 하지만 LM 측이 이송 신청을 한 이유가 어느 정도 타당해서 기일이 연기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제로 사건이 이송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보인다.

법조계의 전문가들은 사건이 실제로 이송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주로 다루는 송혜미 변호사(법무법인 비츠로)는 “엔터테인먼트사들은 가까운 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강다니엘의 주소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이송 신청을 받아들여 기일이 변경됐다면 실제 이송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송 변호사는 “재판 기일이 한번 변경되면 보통 한 달 정도 후로 기일이 새로 잡히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재판 기일이 지금 잡히는 것들이 보통 5월 중순 정도”라며 “이송된다면 사건을 다시 배당하고 기일을 잡아야 해 5월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강다니엘 측이 가처분에서 승소를 하더라도 독자적인 연예활동을 할 수 있게 되는 시점은 당초 예상됐던 시점보다 최소 한 달 후로 밀린다고 봐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연예활동을 시작해야 하는 강다니엘 측에서는 안타까울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진행되는 관할에 대한 입장 차이가 최종 재판의 승패와 직결되는 부분은 아니다. 관할을 정하는 것은 재판의 절차적·형식적인 부분에 한정돼 있다. LM과 제3자가 맺었다는 공동사업계약의 법적 성격이 무엇인지에 따라 소송의 승패가 좌우된다는 점은 바뀌지 않았다.

이필우 변호사(입법발전소)는 “‘계약 효력 정지’ 사건은 가처분 재판이 거의 본안과 유사하게 중요해 할 수 있는 것들(이송 신청, 탄원서 제출 등)을 다 하게 된다”며 “어차피 서울 안에서 법원을 옮기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열릴 가처분 심문기일이 언제 어디서 열릴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강다니엘 측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소속사와 강다니엘이 맺은 전속계약은 본 소송의 승패가 가려질 때까지 당분간 효력을 잃는다. 그 동안 강다니엘은 LM과 무관하게 독자적인 연예활동을 할 수 있다.

한편 강다니엘은 소속사인 LM과 계약 관련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LM 측은 강다니엘의 콘텐츠 제작 및 매니지먼트 용역을 비롯한 모든 권리를 제3자에게 넘기는 ‘공동사업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강다니엘이 시정 요구를 하며 분쟁이 시작됐다.

이렇게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가처분 심문기일이 열리기도 전에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다른 배후 인물이 있다는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강다니엘 측은 “상대방 측 주장에 대해 일일이 모두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