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 사후관리 7년으로 단축…"대잇는 100년 기업 키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동행한 기자단과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페어몬트호텔 포토맥룸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중소기업 상속 시 세금을 감면해주는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은 경우 업종, 고용률 등을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사후관리기간이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든다. '업종' 유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소분류에서 중분류로 바뀐다.

가업을 잇는 경우엔 높은 상속세 부담을 줄여 대를 잇는 100년, 200년 장수하는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단 공제대상은 현행대로 3개년 평균 연매출 3000억원 미만인 기업이며, 공제한도도 500억원을 유지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페어몬트호텔 포토맥룸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동행취재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현재 10년인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기간을 7년 전후로 낮추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가업상속공제란 원활한 승계 지원을 위해 일정 규모 이하 기업에 대해 고율의 상속세를 피해 나갈 수 있도록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에 따르면 매출액 3000억원 이하의 중소·중견기업을 10년 이상 경영한 경우 최대 500억원까지 가업상속에 따른 세금 공제가 가능하다.

대신 세금을 공제받은 경우 10년 동안 사후관리요건을 충족해야한다. 해당 기간 동안 가업용 자산의 20% 이상(5년 이내엔 10%)을 처분할 수 없다. 상속인이 대표이사로 종사해야 하고 가업 업종 변경도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소분류 범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할 수 있다. 또 매년 정규직 근로자 수의 평균이 기준고용인원의 80%에 미달해서는 안된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가업상속공제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며 개정을 요구해 왔다. 스마트 공장 확산 등 급격한 산업 환경 변화 등의 이유로 사후 관리요건을 충족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기재부는 사후관리기간을 일률적으로 10년에서 7년으로 하향조정하거나 7년을 상한으로 하되 공제액에 따라 사후관리기간을 차등하는 방안을 병행 검토하고 있다.

사후관리요건 중 업종변경 기준도 현재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소분류 단위에서 중분류단위까지 넓힌다. 홍 부총리는 "시대적으로 변한 상황 감안해서 사후관리 소분류 기준을 중분류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 중인 독일, 일본은 업종유지 요건이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동행한 기자단과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페어몬트호텔 포토맥룸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예컨대 세세분류 기준으로 '곡물제분업(분류코드 10612)'을 가업으로 영위해 왔다면 그동안에는 상속인이 소분류상 다른 업종(기타 식품 제조업, 107)에 속하는 '빵류 제조업(10712)'으로 변경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중분류로 변경기준이 확대되면 곡물제분입과 빵류제조업이 같은 중분류상 식품제조업(10)에 해당되는 만큼 업종을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 가업상속공제 대상과 공제한도는 현행을 유지한다. 홍 부총리는 "3년간 평균 연매출 3000억원, 공제한도 500억원은 이번에 전혀 움직일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달 11일부터 워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참석했다. 회의 기간 중 중국, 독일, 스위스 등 주요국 재무장관과 IMF, WB, IDB, EBRD 등 주요 국제기구 총재와 각각 양자면담을 갖고 협력방안을 논의한 후 이달 14일 귀국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