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재택위탁배달원 근로자 전환 추진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지금까지 특수고용형태 종사자로 판단해왔던 재택위탁배달원을 근로자로 전환한다고 23일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재택위탁배달원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현장 의견을 모아 빠른 시일 내 필요한 조치를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의 재택위탁배달원은 총 242명이며 평균 근속연수는 11년이다.

이날 대법원은 5명의 재택위탁배달원이 우정사업본부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 대해 "우정사업본부가 재택배달원의 실질적 사용자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정 판결을 내렸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노사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재택위탁배달원 근로자 전환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한다. TF에서는 근로자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쟁점에 대한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로 재원과 정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재택위탁배달제도는 IMF(국제통화기금) 당시 공무원 구조조정으로 집배원 충원이 여의치 않았던 2002년도에 통상우편물의 증가에 대응해 도입된 제도다. 상대적으로 배달여건이 좋은 지역인 아파트 단지 등의 우편물 배달을 위해 도입됐고 현재까지 민간위탁 방식(도급계약)으로 운영됐다.

그동안 우정사업본부는 재택위탁배달원이 우체국으로부터 구분된 통상 우편물을 받아 본인의 책임 하에 자유로운 시간(4~6시간)을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신분상 지위를 특수고용형태 종사자(개인사업자)로 판단해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재택위탁배달원이 수행한 우편배달업무는 국가가 전 국민에게 제공해 온 본연의 업무이며 관련 지침에서 업무처리 방식 등을 정하고 있어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 방안을 규율하고 있다는 점, 우정사업본부 내 다른 근로자들과 본질적으로 같은 업무를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해 온 점 등을 고려해 국가에 종속된 노동자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 근로자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관계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집배원들의 처우 개선과 보편적 우정서비스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