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車디스플레이 첫 1위…'벤츠동맹' 10조 시장 겨냥

LG디스플레이 (10,380원 ▲100 +0.97%)가 전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처음으로 출하량 1위에 올랐다.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주춤하고 스마트폰 경기가 꺾이면서 적자 경영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강화에 속도를 낸 결과다.

2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세계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3629만3000대로 지난해 1분기(4034만2000대)보다 10%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전세계적인 출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608만대를 출하, 1년 전보다 32% 이상 규모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16.8%를 기록했다. 580만대(16.0%)를 출하한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JDI)를 넘어선 첫 1위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 기준으로도 지난해 1분기보다 34% 늘어난 4억1380만달러(약 4850억원)를 기록하면서 JDI(2억8000만달러)를 제치고 선두자리를 차지했다. 매출 점유율은 1년만에 14%에서 23%로 뛰었다.

올 1분기까지 차량용 디스플레이 누적 판매는 2005년 중앙화면표시장치(CID)로 이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14년만에 1억대를 돌파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은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적자 늪에 빠진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패널 사업의 돌파구로 낙점한 전략 부문이다. 시인성과 내구성 등이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모바일용 제품보다 공정이 까다롭고 기술 난도가 높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더 높다.

향후 시장 성장 속도도 폭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IHS마킷은 올해 전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매출이 2016년 60억달러(약 7조200억원)에서 올해 83억달러(약 9조8900억원)로 40% 가까이 늘고 2023년이면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출하대수도 올해 1억7500만대에서 오는 2022년 2억대를 돌파한 뒤 2023년 2억15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매출 2조원을 목표로 올해부터는 차량용 LCD 패널 외에 플라스틱 OLED(P-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과 영업도 본격 강화할 방침이다. P-OLED는 플라스틱 재질이기 때문에 유리보다 내구성이 뛰어나 안전이 중요한 차량에 적합하고 명암비와 시야각 등도 탁월하다.

시장에선 차량용 OLED 패널 시장이 지난해 1600만달러(약 187억원)에서 2025년 6억5000만달러(약 76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입지가 더 넓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이미 벤츠와 GM(제너럴모터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올 하반기부터 P-OLED를 공급할 것으로 안다"며 "P-OLED를 생산하는 경북 구미 E5 라인이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