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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분할 취소' 좌우할 첫 법정공방 12일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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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국상 기자
  • 2019.07.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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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12일 서울중앙지법서 주총결의 효력정지 등 가처분 첫 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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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 하청노동자 체불임금해결 촉구 울산지역대책위 위원들이 17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주주총회 결의 효력 정지 등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뉴스1
지난 5월 종전의 현대중공업을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사업자회사 현대중공업으로 분할하기로 한 주주총회 결의의 내용 자체를 무효로 해달라는 일련의 소송의 첫 법정공방이 12일 열린다.

쟁점은 사측이 소수 지분을 보유한 노조의 주총 참석을 실질적으로 제한했는지 여부다. 사측의 조치가 불가피했는지, 또는 사측이 취한 주주권 행사제한의 정도가 부당하다고 인정될지가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조, 분할 자체 무효소송 및 주총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동시 제기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승련 민사제1수석부장판사)는 12일 오후 2시10분부터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의 박근태 지부장 등 694명이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 2개사를 상대로 낸 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등 신청사건의 첫 심문 기일을 진행한다.

신청인 노조 측을 대리인으로는 법무법인 여는의 권두섭·노종화·송영섭 변호사, 법무법인 대안의 신지현·장석대·정기호 변호사가 나와 지난 5월의 주총결의의 부당성을 주장할 예정이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김용상·이상윤·강소혜·권오현·전영익·고창현 변호사 등이 피신청인인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을 대리한다.

신청인은 △지난 5월의 주총에서 승인한 '(옛) 현대중공업 분할계획서 승인안' 결의의 효력을 중지할 것 △현대중공업이 새로이 차입금을 조달하거나 사채를 발행하지 말 것 등 내용을 결정해 달라고 이번 신청을 냈다. 또 이번 가처분 신청과 연계해 진행되고 있는 분할무효 청구소송 본안 사건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한국조선해양이 사업자회사 현대중공업의 주총에서 일체의 의결권을 행사하지 말 것 △현대중공업이 한국조선해양에 일체의 이익배당 행위를 하지 말 것 등도 함께 요구했다.

이번 법정분쟁은 지난 5월31일 옛 현대중공업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지주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되는 과정에서 진행된 주총에 관련한 것이다. 당시 사측은 주총을 통해 회사 분할을 마무리짓고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진행하려던 중이었다.

당초 주총은 5월31일 오전 10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구조조정 등을 우려한 노조 측이 5월27일부터 주총 개최일인 5월31일까지 당초 주총 장소였던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해 주총 개최 저지를 위한 실력행사에 들어갔고 사측이 주총 개최일 당일 오전 10시35분이 돼서야 주총 시간과 장소를 '오전 11시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했다. 변경된 장소에서 주총이 개최됐고 문제가 된 분할안건은 찬성 72%로 통과됐다. 노조 측이 보유한 지분은 우리사주조합 보유분 등을 포함해 3%였다.

이에 노조 측은 사측이 주총 당일 예정된 시간을 넘겨 시간·장소를 기습적으로 변경해 진행된 주총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고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노조 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을 통해 일단 주총 결의 자체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동시에 별도의 본안소송을 통해 주총 결의 자체의 무효 여부를 다투겠다는 방침이다. 당시 주총의 무효 확인을 청구한 본안소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동연)가 맡고 있다. 본안사건의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다.

◇현대중공업 분할, 취소될까
노조 측은 우리 상법이 최소 2주일 전에 주주들에게 주총 소집을 통보하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당초 예정된 시간을 넘겨서야 새로이 시간·장소를 공시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주총 성립 과정 자체가 위법하니 그 주총에서 통과된 의안도 위법해서 무효라는 얘기다.

비슷한 사건이 과거에도 있었다. 법무법인 한누리의 구현주 변호사는 "과거 대법원 판례를 감안할 때 노조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시 주총 결의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실관계가 어떻게 정리될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0년 주총을 통해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를 은행장으로 선임하는 안을 상정하려던 국민은행은 직원들의 주총장 점거 등을 이유로 당초 '2000년 3월18일 오전 10시, 국민은행 본점 14층 회의실'이었던 주총일시 및 장소를 같은 날 밤 10시15분 같은 건물 6층의 은행장 직무대행실로 변경해 기습적으로 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시 노조 측은 단 0.0005%의 지분만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지만 문제가 된 변경된 장소에서의 주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런데 당시 국민은행 주식을 단 7주 보유하고 있던 원고 A씨는 당시 주총의 여러 안건 중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안건에 반대하는 이였다. 기습적으로 통과된 주총에서는 당초 문제가 됐던 '낙하산 인사'의 이사 선임안은 물론이고 A씨가 반대했던 스톡옵션 안건까지 한꺼번에 통과가 됐다. A씨는 당시 주총이 주주의 참석을 부당한 방법으로 제한한 위법이 있으니 당시의 스톡옵션 결의도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는 A씨가 전부패소했으나 2심에서는 당시 주총 소집절차의 하자가 중대해 A씨의 청구대로 스톡옵션 부여 결의 자체가 없었던 거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에서도 2심 판결에 불복한 국민은행의 상고를 모두 기각시켰다.

당시 대법원 제3부(주심 고현철 당시 대법관)는 "주총 개회시각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당초 소집통지된 시각보다 지연되는 경우에도 사회 통념에 비춰 볼 때 정각에 출석한 주주들의 입장에서 변경된 개회시각까지 기다려 참석하는 게 곤란하지 않을 정도라면 절차상 하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 정도를 넘어 개회시각을 사실상 부정확하게 만들고 소집통지된 시각에 출석한 주주들의 참석을 기대하기 어려워 그들의 참석권을 침해하기에 이르렀다면 주총 소집절차가 현저하게 불공정하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당초의 소집장소에서 개회를 해서 소집장소를 변경하기로 하는 결의조차 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발생한 경우, 소집권자가 대체 장소를 정한 다음 당초의 소집장소에 출석한 주주들로 하여금 변경된 장소에 모일 수 있도록 상당한 방법으로 알리고 이동에 필요한 조치를 다한 때에 한해 적법하게 소집장소가 변경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은행의) 주총 소집절차는 일부 주주에 대해 주총 참석의 기회를 박탈해 현저히 불공정하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한결의 김광중 변호사는 "현대중공업 분할안건은 회사의 운명은 물론이고 주주의 지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안건이기 때문에 회사가 해당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사유보다도 주주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얼마나 제한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게 판단될 것"이라며 "이번 심문을 통해 변경된 장소와 시간이 주주들의 주주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어렵게 했는지 여부를 따지기 위해 주주들의 수, 주총 장소로의 접근 가능성, 안건의 내용 및 성격 등 제반사정을 꼼꼼히 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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