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베트남 은행 구조조정 시작된다"

머니투데이

호치민(베트남)=권화순 기자

“바젤II가 도입되면 2021년부터 베트남 은행의 M&A(인수합병)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M&A에 동참해 대형화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질 겁니다.”

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사진)은 2021년 이후 베트남 은행업계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지각변동’을 경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에는 현지 은행 35개, 외국계 11개 등 총 46개 은행이 영업 중이다. 베트남 은행업은 4대 국영은행 점유율이 50%에 육박한 반면 나머지 은행 중에서는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 시대'다.

국제 자본건전성 규제 바젤II가 2020년 베트남에 도입되면 상황은 확 달라질 것이란 게 신 법인장의 전망이다. 바젤II가 시행이 되면 자본력이 부족한 은행이 매물로 쏟아져 베트남 은행업의 ‘대형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말은 곧 베트남 시장에서 대형화 하지 않으면 어느 은행이라도 살아남기 어려워 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국제 기준에 따라 신용리스크, 시장 리스크 등을 반영하면 자본이 부족한 은행이 퇴출되거나 M&A 하는 식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신한베트남은행과 같은 외국계은행에는 규모를 한 단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베트남 금융당국은 은행이 연간 확대할 수 있는 대출자산 규모를 전년 대출자산의 15~30% 수준으로 묶는 총량 규제를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외국계은행으로선 현지은행보다 성장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신 법인장은 “외국계 은행이 안정적으로 베트남에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M&A를 통해 유기적인 성장을 해야 한다”며 “베트남 정부도 향후 베트남 은행 숫자를 35개로 줄이겠다고 공언했다”고 말했다.

신 법인장은 확대되고 있는 베트남 내수시장에도 주목했다. 그는 “국내 기업 중에서도 롯데, CJ, 오리온 등이 베트남 내수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며 “내수시장이 커지면 금융시장도 함께 커지는 만큼 베트남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