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청정국?' 경찰, 외국인 마약사범 4달간 330명 검거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국내에 필로폰 등을 밀반입하거나 투약한 외국인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은 올해 3월4일부터 7월12일까지 4개월간 국제범죄 집중단속 실시, 외국인 마약사범 330명을 검거하고 140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7월16일부터 10월23일까지 100일 특별단속 당시 외국인 마약사범 152명을 검거한 것과 비교하면, 비슷한 기간에 2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 초 버닝썬 논란 등 마약 문제가 사회적으로 불거지며 경찰이 전방위적 수사에 나선 결과다.

이번 단속에서 검거된 외국인 마약사범은 야바·필로폰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주로 취급했다. 코카인, 헤로인 등 마약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에서 안정적인 밀수와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체 외국인 마약범죄 가운데 유통은 72.4%를 차지했다. 지하철 사물함 등 특정 장소에 마약을 은닉한 후에 구매자에게 직접 찾아가도록 하는 '던지기' 수법이 주로 활용됐다.

직접 마약류를 운반하던 과거와 달리 소포 등을 이용한 무인배송으로 국내에 밀반입하는 경우도 0.9%를 차지했다. 숙박업소 등 보안유지가 쉬운 곳에서 동일 국적이나 직장 동료끼리 단체로 필로폰·대마 등을 투약하는 경우도 전체 검거의 25.5%로 나타났다.

경찰의 외국인 마약 수사 주요 사례로는 올해 4월 종로구 소재 호텔에서 필로폰 3.6㎏ 제조 중국인·대만인 검거, 3월 충남 공주에서 독사 양식장으로 위조해 대마를 재배한 우즈베키스탄 일당 검거 등이다.

경찰은 마약범죄 외에도 불법입출국, 국제범죄조직 등 외국인 피의자를 검거했다. 불법입출국 699명을 검거해 54명을 구속하고, 국제범죄조직에 연루된 57명을 검거하고 43명을 구속했다. 클럽 등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3명도 검거했다.

단속된 외국인들은 총 17개 국적으로 태국·파키스탄·중국 등 아시아 국가가 91.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경찰은 이번 집중단속이 인터폴·해외경찰과의 공조수사, 법무부·국정원 등 국내외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이룬 성과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강력범죄 등에 대한 지속적 단속을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하고 견고한 치안환경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