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가족]이자 줄이고 LTV 유지하는 '대출환승' 2가지 방법

#. 3년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은 나머니씨(55세)는 주담대 고정금리가 연 2%대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대환대출(대출갈아타기)’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그가 부담하는 변동금리 대출 이자는 연 3%대 중반이라 대출 갈아타기를 잘만 하면 연간 0.5%포인트 이상의 이자를 절감할 수 있다. 대출을 받은 지 3년이 지나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대출한도다. LTV(담보인정비율) 70% 일 때 대출을 받았는데 현재는 LTV가 40%로 확 낮아져 대환대출을 받으면 한도가 준다. 그 만큼 원금의 일부를 갚아야 하지만 여력이 없다. 그렇다고 비싼 이자를 계속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속이 쓰리다.


나 씨처럼 “대출금리가 낮아졌지만 쉽게 대출을 갈아탈 수 없다”고 호소하는 대출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주담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나면서 ‘변동금리->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하지만 2017년 8·2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등 규제지역의 LTV 가 70%에서 40%로 강화돼 대출가능 한도가 줄었다. 대출자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신(新)코픽스’, 대출한도 유지하며 ‘변동금리->변동금리’=대출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자 부담을 낮추고 싶은 변동금리 대출자라면 새롭게 적용되는 코픽스 금리 연동 변동금리 주담대로 갈아타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6일부터 8개 은행은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대출 상품을 출시했는데 기존 상품보다 대출금리가 연 0.3%포인트~0.32%포인트 낮기 때문이다. 만약 대출금액이 1억원이었다면 연간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30만원 가량 줄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신코픽스 연동 대출의 ‘매력’을 높이고 대출자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기 위해 LTV 한도를 종전대로 유지 하기로 했다.

물론 지금 당장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기 때문에 ‘변동금리->변동금리’로 바꾸는 게 유리하지 않을 순 있다. 장기적으론 변동금리가 더 하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은행이 8개월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은행 수신금리도 함께 떨어진다. 수신금리에 연동하는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도 장기적으로는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갈아타기를 할 때는 중도상환 수수료도 염두에 둬야 한다. 대개 변동금리 대출 중도상환 수수료는 대출원금의 최대 1.2%에 달한다. 대출을 받은 후 3년이 지나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될 때 갈아타기 시점으로 잡는 게 유리하다.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 대출은 ‘잔액기준’과 ‘신규 기준’ 2가지로 나뉘는데 이번에 금리가 최대 0.32%포인트 떨어지는 대출은 ‘잔액기준’에만 해당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다시 말해 ‘신규 코픽스’ 연동 대출은 금리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없다.

◇안심전환대출, 대출한도 유지하며 ‘변동금리->고정금리’=LTV 걱정 없이 낮은 고정금리로 갈아타고 싶다면 조만간 나올 ‘제2의 안심전환대출’에 주목해야 한다.

안심전환대출은 2015년 3월 출시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주담대다. 대출금리는 연 2.5~2.6%로 당시 시중의 변동금리나 고정금리보다 낮았다. 변동금리거나 만기일시상환 주담대를 받은 사람이 고정금리, 분할상환대출로 전환하는 상품인데 총 32조원 공급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정부가 조만간 추가로 내놓을 ‘제2안심전환대출’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는 2%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뿐 아니라 고정금리 대출보다 이자가 더 싸다. 더구나 종전의 LTV 비율을 그대로 적용 받아 한도가 줄어들 염려가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 이자가 역대급으로 낮아졌는데도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한도 때문에 갈아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LTV 70%를 그대로 인정해 주는 안심전환대출이 나오면 2015년 때보다 더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장기적으로 변동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당분간은 고정금리가 낮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매달 대출원리금을 일정액 고정해 예측 가능한 지출을 하고 싶은 대출자라면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는 것이 현명한 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물론 모든 고정금리 대출자가 안심전환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구체적인 조건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주택가격 9억원 이하, 대출잔액 5억원 이하 대출자 등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2015년 안심전환대출 조건이었다. 서민들에서 우선 혜택을 주기 위해 고가 주택 소유자는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