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보여?" 울음바다 만든 '그 소년' 원종건 정치 뛰어들다

"2005년 전국을 울음바다로 만든 ‘눈을 떠요’의 주인공 원종건 소년을 아시나요?"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인재영입식에선 때아닌 추억 소환이 이뤄졌다. 2005년(당시 13살. 초6) MBC느낌표 ‘눈을 떠요’에 각막 기증으로 눈을 뜬 어머니와 함께 소개돼 전국을 눈물바다로 만든 사연의 주인공이 민주당의 두번째 영입인재로 정해져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6일 척수장애인 최혜영(40) 강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첫번째 인재로 영입했다.


민주당은 두번째 인재로 '20대 남자'인 원종건 씨를 택했다. 원 씨는 현재 이베이코리아 사회공헌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원 씨는 세살 때 아버지를 잃었다. 가난과 병마 때문이다. 심장병을 앓던 여동생은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마지막 남은 유일한 혈육 어머니마저 노숙으로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중복장애인이 됐다.

작은 공장 기숙사에 얹혀 살면서도 어머니와 사는 것이 마냥 행복해 친구들에게 엄마를 자랑하던 천진난만 열세 살 소년 원종건. 한 달 생활비라곤 시력을 잃은 어머니가 더듬더듬 손을 눈 삼아 모은 폐지 판 돈 7000원이 전부였다.


배가 고파 우유에 물을 타 마셔도 엄마와 함께 산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던 이 소년의 가장 큰 슬픔은 '파란 하늘과 커가는 내 모습을 더이상 엄마에게 보여 줄 수 없다'는 아픈 현실이었다. MBC 예능프로그램이었던 느낌표 ‘눈을 떠요’에서 각막 이식 수술이 결정돼 어머니가 어둠의 굴레에서 희망의 빛을 처음 보던 그날, 울먹이던 열세살 소년은 애절한 목소리로 손짓을 했다.

“엄마, 나 잘 보여?”

흐르는 눈물로 소년을 바라보던 어머니는 “종건아, 우리도 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자!”고 말했다. 병실에 카메라가 꺼지고 썰물처럼 스텝이 빠져나간 후, 원 씨의 손을 잡은 어머니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병원 원무과였다.

그날 그 자리에서 어머니는 당신의 장기를 병원에 기증했다. 사회에서 받은 희망의 빛을 갚는 첫 번째 실천이었다.
어머니의 그 모습이 열세살 소년의 평생 소명이 됐다.

원 씨는 "내가 청년이 될 때까지 가난은 그저 불편이었지 행복을 가늠하는 척도가 아니었다"며 " 지하 셋방을 이리저리 옮겨 다녀도, 재개발로 쫓겨나 월세방을 전전해도, 대출로 대학생이 되고 그 빚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돼도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을 나누고 봉사를 실천하면서 살았다"고 말했다.

스물일곱살 청년 원 씨의 꿈은 뭘까. 원 씨는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처럼 더 좋은 사람이 돼,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치를 시작한다"며 "감히 이 땅의 아픈 청년들을 대변한다고 말하지 않겠다. 청년이 아파하면 함께 아파하고 청년이 분노하면 함께 화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의 현실을 함께 공유하고 아파하며 잃어버린 청년들의 ‘꿈 꿀 권리’를 되찾기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