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기온·강풍으로 공항 결항…'두 얼굴'의 제주 날씨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제주국제공항을 향하던 항공기가 활주로 진입 직전 급히 기수를 틀어 재이륙하는 고 어라운드(go around·착륙을 시도하는 항공기가 위기 상황에서 다시 날아오르는 항공용어)를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포근한 날씨를 보인 7일 오전 제주시 이호테우해변 해안도로에서 한 시민이 반바지 차림으로 달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7일 제주도에 때아닌 봄 날씨가 찾아와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으며, 상공에는 강풍이 불어 비행기가 연이어 결항됐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7일 오후 2시 기준 제주시 건입동의 낮 최고기온은 23.6도까지 치솟았으며, 제주시의 최저기온은 18.5도로 평년보다 13~15도 이상 높은 '이상 고온'현상이 관측됐다. 이번 제주시의 최고기온은 1923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이다.

낮 최고기온이 오르자 제주도 곳곳에서는 봄꽃이 피어났으며, 반팔·반바지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제주대 캠퍼스에서는 5월경 개화하는 철쭉이 피어나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제주시 한림공원에도 매화가 1개월 가량 빠르게 꽃봉오리를 피웠다.

기상청은 "따뜻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된데다 지난 밤 사이 구름도 많이 껴 온실 효과(태양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는 현상)까지 발생해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8일부터는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평년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니 건강 관리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주국제공항을 향하던 항공기가 활주로 진입 직전 급히 기수를 틀어 재이륙하는 고 어라운드(go around·착륙을 시도하는 항공기가 위기 상황에서 다시 날아오르는 항공용어)를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반면 제주 상공에는 강풍이 불어 27편의 항공편이 결항하고 3편이 회항했으며, 59편의 항공편이 지연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공항은 이륙과 착륙 방향 모두에 윈드시어(Wind Shear)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윈드시어(난기류)는 풍속과 풍향이 갑작스럽게 변하는 기류를 뜻한다.

이날 오전 8시부터는 제주 공항에 강풍 특보가 발효됐으며,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23.5m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늦은 밤인 오후 11시부터 강풍 특보가 해제될 전망이며, 제주도 전역에도 강풍 예비특보가 예고돼 있다.

기상청은 "7일 밤부터 8일까지 바람이 초속 10~16m로 매우 강하게 불면서 제주 전역에 강풍 특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제주 지역의 강풍·돌풍성 바람으로 인해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