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우리편, 4월말 코로나19 위축" 주장…"북반구가 위험"

8일 중국 후난성 한 전철 역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걷고 있다. /사진=뉴스1

일 최저기온이 10도보다 높으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생존율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는 기온이 올라가는 4월 하순쯤 상당 부분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과 '기온'의 상관관계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는 대표적 이슈인데, 강동우 의학박사 겸 의학 칼럼니스트는 연관성이 높다는 쪽을 선택했다. 다만 '접촉'을 또 다른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강 박사는 18일 인터넷 의학신문 '비 온 뒤'(대표 홍혜걸)에 올린 칼럼 '코로나, 접촉과 기온의 함수 관계'에서 기온과 접촉 변수가 코로나19 확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는 접촉에서 시작해 기온에 따라 움직인다"며 "이 글을 쓰기 시작한 2월 말을 기점으로 접촉만 신중히 다스리면 기온은 우리 편"이라고 밝혔다.
중국 우한 기온은 코로나19 증폭 최적 조건

중국 우한 2월 날시 /사진=뉴스1

강 박사는 코로나19가 처음 시작한 중국 우한 지역의 기후에 주목했다. 당시 우한 지역이 '낮은 기온'이었는데 바이러스 증폭에 최적의 조건이었다는 것이다.

강 박사는 "중국 연구팀이 '코로나는 8.72도에서 가장 빠르게 전파되며 기온이 오르면 확산세가 둔화한다'고 주장했다"며 "우한 지역을 다시 훑어봤는데 2월 중순 최저기온 10도를 넘어선 날이 4일 이상 지속한 이후 신규 환자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급증한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을 보면 온도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과 연관성은 더 커진다. 나라별 확진자 증가세는 온도에 영향을 받았다는 얘기다. 우선 강 박사는 "3월 초를 기점으로 이탈리아 환자 수가 한국을 앞서기 시작했는데 양국의 기온변화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강 박사는 "2월 추웠던 한국은 월말 이후 최저 기온이 상승했지만 이탈리아는 여전히 춥고 2월 최저기온이 3월 말까지도 지속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이라고 무조건 더운 게 아니다. 이란은 추운 데다 습도까지 낮다"고 덧붙였다.

강 박사는 세 나라에 '접촉' 변수를 더하면 지금의 확진자 증가는 '정해진 운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중국과 인접했고, 이탈리아·이란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포함된 국가"라며 "이탈리아는 작년 3월 중국과의 '일대일로 공동구축' 협약 후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었고, 이란도 중국과 접촉이 많았다"고 말했다.

'일대일로' 전략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처음 제시한 전략이다. 일대와 일로는 각각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 동남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를 뜻한다.
더운 싱가폴과 적도지역 국가는 왜?

국가 그룹별 특징 /사진=뉴스1

코로나19 확산과 기온의 연관성이 낮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근거가 싱가포르·대만이다. 두 나라는 기온이 비교적 높은데도 코로나19 사태 초기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반면 강 박사는 싱가포르·대만은 중국 초기 접촉이 많아 확진자가 발생했을 뿐 날이 더워 확진자 급증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과 비슷한 초기 확진자 수를 보이다 (지금은) 진행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재빠른 접촉 차단과 더불어 높은 기온 때문"이라며 "최근 대만의 온도는 일 최저기온이 10도를 넘어 무려 20도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강 박사는 또 "싱가포르 확진자 발생한 두고 하버드 보건대학은 '기온과 바이러스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접촉변수를 간과했기 때문"이라며 "화교의 활발한 중국 접촉과 인구밀집 지역의 접촉 위험이 커 확진 환자가 발생했지만, 높은 기온으로 바이러스 대량 확산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위험한 유럽, 미국, 캐나다…"결국 접촉 줄여야"

성 패트릭 데이인 17일(현지시간) 미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두 여성이 쇼핑한 물건을 들고 예년 같으면 퍼레이드로 붐빌, 텅 빈 도로를 지나고 있다. 미국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대규모 행렬 없는 성 패트릭 데이를 맞고 있다. /사진=보스턴=AP/뉴시스

강 박사는 비교적 기온이 낮은 이탈리아를 비롯해 미국·캐나다 등 북반구 국가들을 '위험국가'로 지목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쉬운 8.72도를 중심으로 5~10도 사이, 일 최저기온 10도 이하인 국가들이 미국·캐나다 ·유럽 국가"라며 "이들은 현재 바이러스 확산국으로 기온 요소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박사는 결국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접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 박사는 "접촉은 인위조절이 가능하지만, 기온은 조절이 불가능하므로 접촉의 조절이 인류 생존의 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의 학교 휴교나 재택근무 등은 다소 손실이 나더라도 최저기온이 10도이상으로 지속적인 4월 중순 이후로 지연시켜야 한다"면서 "접촉만 신중하게 다스리면 기온 측면에서 이미 날씨는 우리 편이다. 접촉에 대한 기본 원칙을 지키면 봄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