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가볍다' 의식했나…'와치맨' 선고 미루고 추가수사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 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수십명 여성을 성 착취한 텔레그램 n번방의 주요 피의자 중 하나인 '와치맨' 선고가 미뤄졌다.

24일 수원지법은 "검찰 측이 이날 변론 재개 신청을 했다"며 "다음달 9일 선고 예정이었던 와치맨 재판 변론을 다음달 6일 재개한다"고 밝혔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검찰에서 박사 사건 기록 등을 참고해 추가로 확인할 부분을 확인하고, 적용할 수 있는 법 조항이 더 있는지 보강수사하겠다고 했다"며 "법원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변론을 재개한다"고 말했다.

앞서 수원지검은 지난 19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와치맨'으로 알려진 회사원 전모씨(38)에게 이같이 구형했다.

구형 이후 '박사' 조주빈(25) 사건 터지며 국민의 공분을 샀고, 검찰 구형이 부족하다는 여론도 있어 이를 의식해 변론 재개를 신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와치맨 전씨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 유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텔레그램 성 착취방의 원조 운영자인 '갓갓'으로부터 n번방을 물려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공중화장실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한 영상 등을 유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검찰은 재판 중 이어진 수사에서 전씨가 아동청소년 영상 등 불법 음란물 9000여건을 n번방에 유포한 혐의를 발견하고 지난달 추가 기소했다.

와치맨이 운영한 대화방은 주로 '고담방'으로 불렸다. 그는 '폐쇄된 음란물 공유 웹사이트 소라넷을 계승하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이달까지 이어진 총 3차례 재판에서 12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고는 다음 달 9일 이뤄질 예정이다.

경찰은 '갓갓'을 비롯해 성 착취물을 공유한 이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불법 촬영영상이 올라간 텔레그램 측과 연락이 닿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체포된 '박사'는 지난 23일 밤 한 언론에 의해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박사는 인천 지역의 전문대학에 다니는 조주빈(25)으로 대학 학보사 편집국장 등으로 활동해왔다.

한편 사이버 성폭력에 대응해 온 시민단체에 따르면 n번방 등 성 착취 텔레그램 채팅방 참여자는 26만 명가량(중복 인원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