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정용진 부회장도 쓰네"…유통가 '초저가 골프PB' 경쟁

코스트코에서 판매 중인 커클랜드 시그니처 ３피스 골프공 24 개입/사진제공=코스트코 홈페이지

국내 골프 열풍이 불면서 대형 유통사들이 골프 PB(자체브랜드) 용품에 공들이고 있다. 코스트코 '커클랜드', 이마트 '노브랜드' 골프장갑·골프공은 이미 '갓성비' 골프용품으로 골퍼들 사이 인기다.

현재 국내 코스트코 매장에서 판매되는 골프 용품은 커클랜드 시그니처 골프장갑과 골프공이다. 골프 남성용 장갑은 3장 묶음에 1만8000원 후반대, 3피스 골프공 24개입은 3만3000원에 판매 중이다.


최근 골프를 막 시작한 30대 직장인 A씨는 "코스트코 장갑은 양피 장갑이면서도 저렴해 초보들한테 특히 좋은 것 같다"며 "유명 브랜드 1장값으로 3장을 살 수 있어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미국 코스트코 매장에서 품귀 현상을 보였던 코스트코 커클랜드 시그니처 3피스 골프공 역시 지난 4월 말 국내 입점하면서 폭발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골프공 개당 가격이 1400원도 안 되는데다 내구성도 좋다는 평을 받는다.

골프공과 골프장갑으로 재미를 본 코스트코는 퍼터와 웨지 등 품목도 확대하고 있다. 올 초 출시한 커클랜드 시그니처(KS)1 퍼터는 출시 이후 바로 완판됐고, 1개당 6만원대 웨지 3종 세트도 출시해 국내 골퍼들 사이에 기대감도 높아졌다.


코스트코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언제 국내 입점될지 알 수 없다"며 "웨지 세트 관련해 코스트코 회원들의 많은 문의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인 본인 SNS에 노브랜드 골프 장갑을 낀 사진을 올렸다. /사진제공=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이에 맞서 이마트 PB 노브랜드 골프장갑·골프공도 골퍼들 사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본인 SNS(사회관계망)에 노브랜드 2개 9800원짜리 노브랜드 장갑을 낀 사진을 올리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노브랜드 관계자는 "2~3년전부터 장갑, 골프공(3피스 12입 1만4800원) 판매를 시작했는데 가성비가 좋다보니 입소문을 타고 즐겨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초저가 골프 PB 상품 확대에 공들이는 이유는 골프 대중화로 국내 골프 인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국내 골프 인구는 761만명으로 10년 전 대비 약 3배 늘었다. 주 52시간 근무 확산, 코로나19(COVID-19) 등으로 야외 활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골프를 찾는 사람이 더 늘고 있다.

현대경제원이 발간한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골프산업 시장규모는 지난해 6조7000억원에서 2023년 9조 2000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히 최근에 2030 젊은 골퍼들이 늘면서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유통업계가 골프용품 제조업체와 협업은 물론 PB상품 확대에 열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