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홍철의 꿈, 현실로…11년 전 "여서정, 올림픽 메달" 예언

대한민국 체조 여서정이 1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결승에서 동메달을 확정짓고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사진=뉴스1

11년 전 딸이 2020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길 바랐던 전 체조선수 여홍철의 바람이 이뤄졌다. 여서정(19·수원시청)이 지난 1일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부문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면서다.

앞서 여홍철은 11년 전인 2010년 9월 KBS 교양 프로그램 '여유만만'에 출연해 딸 여서정이 체조선수로 활약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당시 여서정은 체조에 입문한 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9살 어린이였다.


그러나 여서정은 본격적인 훈련을 받기 전부터 체조 선수로서의 놀라운 자질을 보였다. KBS 예능 프로그램 '출발 드림팀'에서 자신의 키보다 높은 1m25㎝ 높이뛰기를 수월하게 해냈던 것.

또한 여홍철은 "둘째 딸 서정이가 트램폴린에서 뛰어노는 모습이 남달랐다"고 했고, 여홍철의 아내이자 국가대표 체조선수 출신인 김채은은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본능적으로 몸으로 따라하더라. 그때 (서정이가) 운동 신경이 있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당시 방송에서는 여서정이 '체조 신동'으로 주목받게 된 계기와 훈련 장면이 그려졌다. 여서정은 방과 후 4~5시간 동안 훈련을 하고 있었고, 고된 훈련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6~7살때부터 체조선수가 되고 싶었다는 여서정은 방송에서 "훌륭한 국가대표가 돼서 메달을 많이 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여홍철은 "2020년에 서정이가 딱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데, 2020년 올림픽에서 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딸 여서정이 '2'자와 연관이 있다며 "2002년 2월 20일 2시 15분생"이라고도 덧붙여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MC 박수홍은 "2020년에 (여서정이) 대회에 나간다면 이 화면, 2020년에 이 자리에 앉아 있는 나도 나오겠네"라며 너스레를 떨었고, '2020년에 메달을 따면 이 방송이 자료화면으로 나갈지도'라는 자막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여서정이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당시 여홍철과 박수홍이 언급했던 일이 현실로 이뤄졌다.

여서정의 2020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을 기대했던 이 방송은 여서정이 메달을 딴 지난 1일 'KBS 교양'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후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2일 오전 10시 기준 43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여서정은 지난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을 획득해 브라질의 레베카 안드라데(15.083점), 미국의 마이케일러 스키너(14.916점)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인 여홍철과 여서정은 대한민국 최초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