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46% 급증…매맞는 아버지는 그래도 아들 걱정을 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

# 1. 알콜중독 40대 아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70대 아버지를 상습적으로 때렸다. 아버지는 아들의 형사 처벌을 걱정해 진술을 하지 않고 경찰 개입을 극구 거부했다. 경찰과 노인보호전문기관 합동점검팀은 지속적인 설득으로 피해 진술을 확보했고 아들을 존속폭행으로 입건했다. 가해자가 주거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임시조치도 신청했다.

# 2. 지난 3월 조현병을 앓는 50대 딸이 70대 노모에게 흉기를 둘러 상해를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딸을 특수존속상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딸은 동시에 응급입원 조치됐지만 입원기간이 넘어 지난 6월 퇴원했다. 최근 경찰과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집에 찾아갔을 때 딸은 환청을 듣는 등 조현병 증세가 여전했다. 경찰은 어머니를 설득해 딸을 재입원시켰고 주거지 분리와 경제지원도 병행했다 .


서울경찰청과 서울시, 노인보호전문기관이 노인학대 우려가 있는 가정 110곳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펼쳐 피해 노인 24명을 보호했다.

8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서울지역 노인학대는 2018년 1316건에서 2019년 1429건, 지난해 1800건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에는 1279건이 신고돼 지난해 같은기간(879건)보다 46% 급증했다.

점검대상인 110가정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 사이 경찰에 3회 이상 반복신고된 학대우려 노인 72명과 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사례관리 중인 38명이 대상이다. 합동점검은 지난 6월15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진행했다.


점검 도중 경찰은 70대 아버지에게 상습 폭행을 한 자녀를 특수존속폭행죄로 입건했다. 이를 포함해 경찰은 학대 피해 노인 24명을 보호했고 경제 지원 등 예방활동도 전개했다.

국내 노인인구는 812만명이다. 전체인구 대비 15.7%다. 고령비율이 14%가 넘으면 고령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화 사회로 분류된다.

경찰은 자치경찰 시대를 맞아 서울시와 노인보호전문기관과 노인학대 예방과 피해자 보호, 합동점검 정례화 등 노인학대 대응체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노인학대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자치경찰 시대를 맞아 '노인학대 예방'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위해 경찰과 서울시, 유관기관이 상호 협력하고 서울시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치안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