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꺼진 쿠팡, 주가도 '최저가'…요금 올려도 갈 길 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쿠팡이 역대 최저 주가를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쿠팡이 수익률 확보를 위해 요금을 인상하는 등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 개선 지표가 드러나지 않는 한 당분간 투자자 이탈은 계속될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장법인 쿠팡lnc(종목명 CPNG)의 주가가 이날(6일, 현지시각) 기준 24.51달러까지 하락하며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후 반등하며 25.66달러로 마감하긴 했지만 주가가 25달러 이하로 떨어진 건 상장 이후 처음이다.


쿠팡 주가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30달러 안팎에 머물러 있었으나 올해 첫 장이 열린 지난 3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날 종가 25.66달러는 3일 종가인 28.72달러와 비교해 3일 만에 11%가량 주가가 떨어진 것. 금리 인상 우려로 뉴욕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고려해도 하락 폭이 크다.

쿠팡이 주식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수익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그 어떤 e커머스보다도 빠르게 성장해왔던 쿠팡의 잠재력을 믿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신뢰가 서서히 깨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 쿠팡은 상장 초기 69달러까지 주가가 치솟았으나 이후 서서히 감소해 현재는 그 절반인 30달러도 넘지 못하고 있다.

쿠팡도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수익성 확보를 위해 회원비를 올리는 등 전략 변경에 나서고 있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30일부터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회원비를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도 추후 인상한다는 계획으로 수익성 확보를 위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회원비 인상으로 쿠팡의 수익성이 어느 정도 보장될 수는 있겠지만 당분간 투자자 이탈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이번 요금 인상으로 쿠팡의 연간매출과 이익이 각각 125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지난 3분기에만 3700억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을 내기엔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결국 쿠팡이 주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을 만한 실질적인 실적이 나와야 한다. 올해 1분기부터 회원비 인상 등 전략으로 인한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1분기 실적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셈이다. 당장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적자 폭을 크게 줄인다면 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

다만 이번 회원비 인상으로 고객 이탈이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도 필요해 보인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회원이 단기간에 500만명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월 2900원이라는 저렴한 요금에 새벽배송·무료배송·무료반품 등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격 대비 서비스(가성비)'가 좋았다는 의미로 가격이 인상되면 가성비가 감소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증권가 목표가보다 낮은 주가를 보이는 이유는 결국 수익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쿠팡의 영향력이 국내 e커머스 내에서는 압도적인 만큼 실적을 통해 수익성만 입증할 수만 있다면 주가도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