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단숨에 2700선으로…"추격 매수 자제하라"는 증권가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다분히 매파적이었던 미국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 회의 결과에도 국내 증시에 안도감이 퍼지고 있다. 증권가는 미국 통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돼 당분간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면서도 시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발 악재 등 또 다른 불확실성 따라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 추격 매수는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왔다.

17일 오전 10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7.81포인트(1.80%) 오른 2707.04에, 코스닥은 19.21포인트(2.15%) 오른 911.01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270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은 900선으로 돌아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이날 금리를 기존 대비 25bp(1bp=0.01%포인트) 인상한 0.25%~0.5%로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2018년 12월 이후 첫 금리 인상이다. 연준은 2020년 3월부터 금리를 제로(0)에 가깝게 유지해왔다.

연준은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올해 말 금리 수준이 평균 1.87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이 금리를 25bp씩 올릴 경우 올해 남은 6번의 FOMC 정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연준은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이른바 양적긴축(QT)을 이르면 오는 5월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워싱턴 AFP=뉴스1)

증권가는 연준이 내놓은 미국 통화 정책이 매파적이었지만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무엇보다 시장이 이를 선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안도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재차 우려하면서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높게 보고 있지 않다"고 자신감에 찬 발언을 해 투심에 긍정적이었다.


FOMC 정례 회의 결과를 통해 미국 통화 정책의 윤곽이 대략적으로나마 잡힘에 따라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증권가는 당분간 국내 증시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4일부터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팔자' 행렬을 이어온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순매수세로 방향을 전환했다. 같은 시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904억원을 사들이고 있다.

한지영·김세헌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오버슈팅(일시적 폭등) 됐던 원·달러 환율이 역외에서 12원 넘게 급락하는 등 외환시장 역시 국내 증시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시켜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통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진다.
러-우 사태·중국발 악재 전면에다만 증권가는 앞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발 악재가 전면에서 국내 증시를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매파적 색채 강화가 올해 한 해 상수화된 리스크가 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단기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리스크 해소와 중국의 대외 외교 정책 및 대내 부양 의지로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추격 매수를 자제하라는 경고가 제기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간밤 미국 뉴욕증시 급등은 FOMC 정례 회의 결과도 영향을 미쳤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합의 기대 등도 함께 작용했다며 "반대로 말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합의가 지연되거나 중국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많아진다는 소식이 나오면 언제든 하락 반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지만 이를 검증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코스피 단기 저항대인 2720~2740선 돌파 여부가 중요하다.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