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사태' 10월 車판촉 키워드는 '친환경·가솔린차'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프리우스/사진제공=한국토요타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10월부터 국내 자동차 업계의 판매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독일 디젤차의 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국산차와 일본차 등 비독일계 수입차들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할인을 대폭 강화하는 등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토요타와 닛산, 혼다 등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엔진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일본 완성차들은 이달부터 공격적인 판촉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토요타는 주력인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전략을 편다. 이달 하이브리드 전용차인 '프리우스'를 사는 고객에게 300만원의 주유권을 제공하거나 48개월 무이자할부(선수금 30%)를 적용한다. 100만원의 친환경차 보조금과 하이브리드 취등록세 감면(최대 140만원) 등을 적용하면 최대 540만원의 할인 효과가 있다고 토요타는 설명했다.

한국닛산은 가솔린 세단인 '알티마 2.5'를 닛산 파이낸셜 서비스를 통해 구매하면 24개월 무이자를 적용한다. 현금으로 구매하면 120만원 상당의 주유 상품권을 준다.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도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프로모션에 돌입한다.

가솔린 세단 Q70을 사는 70명(선착순)에게 구매방법에 관계없이 700만원을 깎아주기로 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Q50S 에센스 구매고객에겐 배터리 보증기간을 업계 최장인 10년·20만㎞로 늘려준다. 혼다는 대형 세단인 레전드를 대상으로 100만원 할인이나 5년·10만㎞ 무상서비스 쿠폰을 준다.

현대차도 폭스바겐과 BMW, 벤츠 등 독일 완성차에 대응하기 위한 '타깃형 프로모션'을 이달 발표했다. 현대차는 수입차 고객이 쏘나타(하이브리드 포함), 그랜저(하이브리드 포함), 아슬란, 제네시스, 에쿠스 등 세단과 레저용 차량(RV)을 사면 50만원 깎아준다. 친환경차인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사면 200만원 할인하고 오는 12월 초 신형이 출시되는 최고급 세단 에쿠스는 10% 할인가로 판매한다.

국산차와 일본차가 대대적인 판촉 활동에 나선 건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의 여파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미칠 것으로 예상해서다. 디젤차 중심의 독일 완성차에 등 돌린 고객을 끌어들여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폭스바겐 사태로 역풍을 맞은 독일 완성차들은 몸을 바짝 낮췄다. 독일 디젤차에 대한 불신이 가중된 상황에서 공격적 프로모션을 진행하기가 부담스러워서다.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경우 10% 안팎에 달하던 할인폭을 상당 부분 축소하고 광고나 본사 차원의 프로모션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다른 독일차 브랜드 관계자도 "각 딜러사의 판촉 외에 본사 차원의 프로모션을 공개할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배출가스 조작으로 인한 신뢰성 하락으로 이달부터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판매 물량 감소는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인다"며 "폭스바겐 파문이 독일차와 수입차 시장을 넘어 국내 차 시장 전반의 판매 지형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거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