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車 '해외 전략차종'이 효자···판매 16% 늘었다

중국 전용 중형세단 '밍투'/사진제공=현대차

현대·기아차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은 현지 맞춤형 전략차종이 글로벌 실적 회복을 이끄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에 따른 전체 판매량 감소에도 해외시장에 특화된 현지 전략차종 판매는 크게 늘어났다. 현대·기아차 안팎에선 중국과 미국 판매량 반등세도 또렷한 데다 신흥시장에서의 선전도 이어지고 있어 올해 연간목표인 '820만대 판매'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판매량 감소에도 '현지전략車' 16%↑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9월 전세계 시장에서 125만5699대의 현지 전략차(18개 차종)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판매량(108만5992대)과 견주면 15.6%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572만7862대)은 전년 동기(588만5070대)에 비해 2.7% 가량 줄었다. 최대 시장인 중국 자동차 수요 감소로 올해 누적 판매가 전년보다 11.4% 감소한 탓이 가장 컸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해외 현지전략 차종의 선전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인도 전용 소형SUV 크레타/사진제공=현대차

시장 상황이 가장 어려운 중국 시장에선 현지전략형 중형 세단인 베이징현대 '밍투'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밍투는 올 들어 9월까지 11만1841대가 팔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0% 판매가 급증했다. 밍투는 특히 지난 달 1만5080대가 판매돼 올해 월간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유럽 시장의 현지 맞춤형 차종 중에선 'i20'(현대차)가 판매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i20는 지난해 8월까지 누적 기준 5만782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올 들어선 8월까지 22.0% 급증한 6만1797대가 팔렸다.


◇인도·러시아 신흥시장서도 '현지전략형 차종' 돌풍= 인도와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도 현지 전략 차종의 판매 증가세가 가파르다. 인도에선 지난 7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현대차 (249,500원 ▼500 -0.20%)의 전략형 소형 SUV '크레타'가 3개월 연속 SUV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누적 판매량(2만3117대)도 석 달 만에 2만대를 훌쩍 넘어섰다.

역시 현지 특화 차량인 i20는 올 들어 9월까지 인도 시장에서 9만8654대가 팔려 전년보다 145%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는 현지 전략차종 덕분에 지난 달 인도에서 사상 최대규모인 4만2502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러시아 시장에서도 현지 전략차종인 현대차 쏠라리스와 기아차 (118,200원 ▲1,600 +1.37%) 뉴리오의 '쌍끌이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쏠라리스와 뉴리오는 지난 달 각각 1만1006대와 1만862대의 판매량으로 지난 7월에 이어 러시아 베스트셀링카 1, 2위를 차지했다. 러시아 시장은 올 9월까지 전체 차 판매량이 33.0% 급감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지 전략차종 덕분에 판매 감소폭이 10% 안팎에 그치고 있다 .

러시아 전용 세단 쏠라리스/사진제공=현대차

◇4분기 '신차효과', 글로벌시장 820만대 판매 총력전= 현대·기아차는 지난 달까지만 해도 올해 연간 목표인 '820만대' 판매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중국 시장 판매 감소폭이 워낙 컸던 데다 환율 등 외부 변수도 썩 우호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9월 주요시장 판매 실적이 발표된 이후 상황 인식이 바뀌고 있다. 해외 현지전략 차종의 선전과 함께 신차효과가 더해져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은 물론 주요 신흥시장의 판매 증가세가 확연해지면서다.

중국의 경우 9월 판매량(13만3653대)이 전월에 비해 39% 급증하는 등 'V자형' 판매 반등세가 확인됐다. 미국에서도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같은 달보다 17.8% 늘어났다.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시장 평균증가율(15.7%)을 2.1%포인트 웃돈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해외 현지전략 차종의 인기가 계속되고 볼륨모델인 신형 아반떼와 신형 스포티지, 신형 K5 등이 주요 시장에 본격 판매되면 4분기엔 판매 실적이 완연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목표 달성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