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다시 미국行…中까지 'G2 출장'될 듯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올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식 개막한 'CES 2017'의 ‘DJI’ 전시장에서 드론 시연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글로벌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249,500원 ▼500 -0.20%) 부회장이 또다시 미국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트럼프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리콜사태까지 터지면서 품질을 재점검하고 판매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연이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슈'를 겪고 있는 중국행도 점쳐지고 있어 'G2(주요 2개국) 출장'을 통해 해결사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번주 초 미국으로 출국해 로스앤젤레스(LA) 판매법인과 앨라배마·조지아 공장 등 생산기지를 점검하는 등 미국 전역을 돌며 출장 일정을 밟고 있다.

정 부회장이 미국을 찾은 것은 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전시회(CES)를 찾아 시장 트렌드를 읽었고, 2월 중순에는 LA '제네시스 오픈'에 참석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더 급박하다. 트럼프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가 여전한 가운데 대규모 리콜 이슈까지 불거진 양상이어서다.

실제 올 1분기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누적 판매량은 26만652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2% 줄었다.

게다가 결함이 발생한 세타2엔진 탑재 현대·기아차 국내 차량 17만대와 함께 북미지역에서도 추가로 130만여대가 리콜조치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리콜 신고를 한 바 있다. 규모가 워낙 커 파급 비용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 제2공장 설립설도 현재 회사 측은 "당장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재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밖에 13일부터 열리는 뉴욕모터쇼에도 잠시 들를 예정이다. '세계 4대 모터쇼'인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제네시스 브랜드가 이번에 첫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콘셉트카를 선보여서다.

현대차 (249,500원 ▼500 -0.20%)와 기아차 (118,200원 ▲1,600 +1.37%)도 각각 '쏘나타 페이스리프트'(쏘나타 2018)와 신형 '프라이드'(리오)를 미국 최초 공개한다.

한편 정 부회장은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으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9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21일 공식 개막하는 상하이 모터쇼 방문을 계기로 '사드' 위기를 맞고 있는 현지 판매·생산 현황을 점검키 위해서다. 현대·기아차는 상하이 모터쇼에서 현지 전략 신차 4종을 선보이며 판매 회복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사드 여파가 본격화한 지난달 중국에서 7만2032대를 팔아 전년 같은 달에 비해 판매량이 52.2% 급감하며 반토막났다.

특히 올 하반기 현대차 중국 5공장인 충칭공장 완공과 내년 제네시스 중국 진출을 앞둔 중요한 시점이라 현지를 직접 찾아 타개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최근 양대 시장에서 돌발 악재를 만났다"며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정 부회장의 위기 돌파 능력을 보여주는 경영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