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고성능차 'M', 현대차 'N' 등판 반기는 까닭

피터 퀸투스 BMW M 부사장과 M4 CS/사진제공=BMW코리아

"다른 경쟁사들도 고성능차에 투자를 하게 되면 전체적으로 시장 볼륨이 커지고, 고객들의 관심도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겠죠."

45년 역사를 가진 독일 BMW 계열 고성능차 브랜드 'M'의 세일즈·마케팅·상품관리 총괄자 피터 퀸투스 부사장에게 현대차 (250,000원 0.00%)의 신생 'N' 브랜드의 출현에 대해 묻자 나온 답이다.


고성능차란 해당 차급에서 다른 차량들이 일반적으로 갖춘 성능을 월등히 뛰어넘는 차를 말한다. 이를 위해 상위 차급에 적용되는 엔진과 변속기를 장착하거나 엔진 변속기를 비롯한 각 부분의 성능을 강화한 설계가 적용된다.

현대차의 N 브랜드 프로젝트에는 퀸투스 부사장의 직장동료였던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부사장이 영입돼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퀸투스 부사장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다른 고성능차도 타보다가 결국 다시 M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일단 함께 파이를 더 키우려면 새로운 경쟁자들이 계속 등판해 흥행을 일으켜야 한다는 취지다. 진검승부는 그 뒤의 일이라는 것.

이는 일단 중국을 비롯한 '고성능차 도상국'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M은 전세계에서 3만7473대가 팔렸는데 중국 판매량은 2000여대에 그쳤다.

아직 비중이 매우 작은 만큼, 가능성은 크다는 얘기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외부에 과시하기 좋은 덩치 큰 럭셔리 세단이나 SUV(다목적스포츠차량)가 부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과 달리 "아직 고성능 시장은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퀸투스 부사장은 "플래그십 대형세단 7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M7은 만들 계획이 없는데, M 브랜드가 기본적으로 지향하는 철학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억대 차량이더라도 안락한 고급 세단 수요와 주행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스포츠카 수요는 별개의 전략으로 투트랙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중국인들이 고성능차의 성능을 체험해 볼 기회가 적고, 드라이빙 문화도 확산되지 않았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BMW 판매에서 M의 비중은 평균 2% 가량인데 한국은 1.5%로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그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신형 5시리즈에 'M 맛보기'격인 M스포츠패키지를 기본 장착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잠재수요가 많다는 방증이어서다.

중국·아시아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퀸투스 부사장은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2017 상하이 모터쇼'에 나섰고, 그 직전인 지난달 18일 인천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를 경유해 아시아·태평양 취재진과 만났다.

BMW는 상하이 모터쇼에서 풀어낼 선물로 신차 'M4 CS'도 마련했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가 시장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고성능 순수혈통주의'를 고집하기보단 "장기적으로 고성능차와 미래차가 결합된 기술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M의 맞수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차 AMG와의 비교 우위에 대해선 "경쟁 브랜드에 대해선 노코멘트"라며 웃었다.

한편 현대차는 N의 첫 모델인 'i30N'을 올 하반기 유럽 시장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오는 25~28일로 예정된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 본선 대회에 출전해 'i30N'의 양산 전 성능 테스트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2~23일(현지시간)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열린 ‘24시 내구레이스 예선전(ADAC Qualification Race 24h)’에 참가한 현대자동차의 고성능N 첫 모델인 ‘i30N’./사진제공=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