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를 넘어' 도쿄모터쇼, 친환경·자율주행·AI·로봇기술 향연

'Beyond the Motor(자동차를 넘어)'

올해로 45회째를 맞는 '도쿄 모터쇼'가 지난 25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다음달 5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다. 자동차의 미래상을 제시할 이번 모터쇼는 일본차가 강점을 갖고 있는 친환경차는 물론 자율주행·인공지능·로봇 기술을 접목한 신차와 퍼스널 모빌리티까지 제시했다.


◇위상·규모 약화? '킬러 콘텐츠'로 주목= 도쿄 모터쇼는 '세계 5대 모터쇼'로 불리지만, 중국(베이징·상하이) 모터쇼 등이 덩치로 치고 올라오면서 위상이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올해도 총 24개 완성차 브랜드가 참가하는데 일본 자국 브랜드를 빼면 유럽 브랜드 밖에 없다. 폭스바겐그룹(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 다임러그룹(메르세데스-벤츠·AMG·마이바흐·스마트), BMW그룹, PSA그룹(푸조·시트로엥·DS), 르노, 볼보 등이 함께 참가하는 정도다.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현대·기아차 (118,200원 ▲1,600 +1.37%)도 빠진다. 이 때문에 '글로벌 모터쇼'라기 보단 '내수 지향 모터쇼'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단순히 외형으로만 이 모터쇼를 평가 절하할 순 없다는 게 중론이다. 진보적이고 개성 넘치는 모델들이 대거 출품되며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다카타 에어백 리콜사태, 닛산 무자격 검사, 고베제강 품질 조작 등 잇단 파문으로 일본 자동차 업계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도 저력있는 상품들로 압도하며 자동차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토요타 '파인 콤포트 라이드'(Fine-Comfort Ride)/사진제공=토요타

◇토요타 등 일본車, 친환경·자율주행·AI·로봇기술 뽐내 =토요타는 글로벌 판매 1~2위를 다투는 '일본차 맏형' 답게 선도적인 기술력을 뽐냈다.

특히 토요타는 수소차 기술을 앞세웠다. 파이너 콤포트 라이드(Finer-Comfort Ride)는 전기차 전용의 신축성 있는 레이아웃과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최신형 프리미엄급 세단을 내놨다.

이 차의 수소 연료 보급 시간은 불과 3분대에 그친다. 약 1000km의 긴 순항 범위(JC08 테스트 사이클)와 함께 운전 중 이산화탄소 또는 우려물질(SoC)을 배출하지 않는 장점도 있다.

토요타 수소 연료전지 버스(FC버스) '소라(Sora)'의 출시도 발표했다. 도요타는 내년 중 콘셉트 차량을 기반으로 한 상업용 모델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도쿄 2020 올림픽을 앞두고 도쿄를 중심으로 100 대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용량 외부 전력 공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고출력 및 대용량의 전기 공급을 제공하며, 재해 발생 후 비상 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Tj 크루저'/사진제공=토요타

특히 토요타는 인공 지능(AI)을 통해 자동차가 운전자를 이해하고 사람들과 자동차를 효과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이동성 사회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 한 콘셉트 카 '토요타 콘셉트-i'시리즈도 발표했다.

올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가전전시회 CES에서 전시돼 4륜구동 모델 외에 시리즈에 범용 소형 이동 차량(콘셉트-i 라이드)과 보행 지역 이동 차량(콘셉트-i 워크)이 추가됐다.

토요타는 2020년쯤 일본에서 콘셉트카의 기능을 갖춘 차량의 도로 테스트를 계획 중이다.

이번 모터쇼에서 주목받은 토요타가 처음 선보인 크로스오버 콘셉트카 'Tj 크루저'다. 이 차는 화물 밴의 넓은 공간과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의 디자인 사이의 조화를 이룬 게 특징이다. 이 차는 3m 길이의 서핑 보드와 자전거와 같은 대형 물품도 저장할 수 있다.

'콘셉트-i 워크'/사진제공=토요타

이밖에 △스포츠카의 스릴과 친환경차의 기능을 통합한 'GR HV 스포츠 콘셉트'(세계 최초 공개) △내년 중반 선보일 3세대 럭셔리 세단 '센추리'(Century) △차량에 설치된 DCM(데이터 통신 모듈)에서 얻은 빅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크라운'(Crown) 콘셉트카를 내놓는다.

◇혼다 스포츠 EV, 닛산 IMx 콘셉트 카 세계최초 공개=혼다는 '모빌리티를 통한 삶의 가능성 확대와 향상된 라이프스타일’을 주제로 첨단 모빌리티 기술이 적용된 모델을 전시한다.

혼다 스포츠 EV 콘셉트 모델은 순수 전기차 성능과 AI를 결합해 운전자와 차량간의 일체감을 실현해 주행의 기쁨을 최대화하는 차세대 스포츠카다. 'HANA' 시스템을 장착해 운전자와 차량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한다.

혼다 어반EV/사진제공=혼다

혼다 어반(Urban) EV콘셉트 모델과 뉴브이(NeuV)가 일본 최초로 공개된다. 어반 EV 콘셉트 모델은 새로 개발된 EV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돼, 앞으로 출시될 양산형 혼다 EV 모델의 미래와 디자인 방향을 제시한다.

뉴브이는 자율 주행 기술과 AI를 통해 모빌리티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EV컨셉트 모델이다.

'혼다 라이딩 어시스트-e'/사진제공=혼다

혼다의 또다른 한 축인 모터사이클 부문에선 세계 최초로 전기 모터사이클 콘셉트 모델 '혼다 라이딩 어시스트-e'를 공개하는데, 혼다의 로봇 공학 기술이 적용됐다.

닛산도 '미래를 향한 닛산의 비전 - 더 많은 자율성, 더 많은 전기화 그리고 더 많은 연결성'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변화시킬 것을 강조했다.

'IMx 콘셉트 카'/사진제공=닛산

대표 얼굴은 세계 최초 공개된 'IMx 콘셉트 카'였다.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하고, 약 600㎞ 이상의 주행 거리를 자랑하는 순수 전기구동 크로스오버 콘셉트 차량이다. 새롭게 개량한 고용량 배터리를 통해 총 320 kW의 출력과 700 Nm의 토크를 발휘한다.

닛산의 e-파워 전기 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새로운 버전의 미니밴 모델'세레나 e-파워'도 세계 최초 공개됐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소형 가솔린 엔진도 담고 있어 별도 외부 충전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닛산은 2020년부터 실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는 자사의 최신 자율주행기술, '프로파일럿'(ProPILOT)을 인피니티 Q50 스포츠 세단에 적용한 시제품 차량을 도쿄 공공 도로에서 시연키도 했다.

이밖에 유럽 업체에선 PSA그룹이 고급차 브랜드 DS 7 크로스백 모델과 푸조 5008, 푸조 308 페이스리프트 등을 전시했다. DS 브랜드는 내년부터 국내에도 들여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