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불꺼진 주가 엔진…임원들은 미리 팔았다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 (171,200원 ▼1,300 -0.75%)의 주가를 견인할 '엔진'으로 한껏 기대를 모았던 신작 출시가 지연된 가운데, 임원들은 시장 기대치를 밑돈 3분기 실적 발표 이전에 자사주를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실적 발표 시점을 공시한 지난 9월 21일 이래 임원들의 자사주 변동 공시가 1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스톡옵션 행사에 대한 공시는 3건으로 나머지 11건이 자사주 매각에 대한 공시였다.


이희상 부사장은 이달 7일 엔씨소프트 주식 500주를 36만 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이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스톡옵션을 행사에 1000주를 주당 5만1900원에 취득했다.

박승호 상무는 지난달 28일 1000주를 주당 37만4500원에 매도했다. 배석현 상무는 지난달 21일 1125주 전량을 평균 37만2600원에 처분했다. 앞서 배 상무는 9월 30일 스톡옵션을 행사해 1125주를 주당 5만4700원에 취득했다. 시세차익은 3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재성 상무도 지난달 21일 보유 주식 1000주 전량을 37만6500원에 매도했다. 앞서 9월 30일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1000주를 주당 5만3705원에 취득한지 한 달여 만에 현금화에 나서 3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


노병호 전무는 지난달 20일에 50주를 주당 38만원에 처분했고 나성찬 전무는 같은 달 18일에 500주를 주당 36만원에 처분했다.

박승호 상무는 지난달 17일 1000주를 35만4207원에 매도했고 구현범 전무는 9월 30일 50주를 33만2000원에, 우원식 전무는 같은 달 28일 800주를 주당 34만2000원에 처분했다. 우 전무는 앞서 9월 23일에도 200주를 34만4000원에 매도했다.

엔씨소프트 임원들의 자사주 처분가는 개인별로 다르지만 대략 33만원~38만원 수준이다.

엔씨소프트는 8월부터 불거진 급락장에서 게임주의 경기방어적인 장점이 부각되며 주가가 강세를 보여 왔다. 지난달 18일에는 주가가 38만6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그러나 지난 10일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부진한 결과에다 차기 성장 모멘텀으로 주목받아온 신작 출시가 지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당초 신작 '블레이드 앤 소울'은 연내 상용화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출시 시점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부진한 실적 발표에 신작 출시 지연이 알려지면서 지난 10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7.22% 급락했다. 이날도 코스피 지수가 1900 회복하며 강세를 보였지만 엔씨소프트는 반대로 3.52%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시간과의 싸움'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단기 반등을 견인할 재료가 부재한 실정이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 출시 연기 이유가 개발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부정적이지 않다"며 "그러나 신작 모멘텀이 1분기 연기되면서 단기적으로 주가는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