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종합]FTA 약발없네..유럽 우려에 '폭삭'

유럽에서 불안한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잠복했던 우려가 증시에 몰아쳤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부정적인 지표가 연달아 발표되면서 경기에 대한 기대를 흔들었다.

국내에서는 국회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통과되는 호재가 나타났지만 거의 힘을 쓰지 못했다. 일부 자동차 부품주 등 수혜주로 묶인 종목들이 소폭 상승했을 뿐이다.


불안한 시장상황에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수급도 악화됐다. 코스피지수는 한달 반 만에 1800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외국인 4000억 매도공세..코스피 1780선 마감

23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3.18p(2.36%) 내린 1783.10으로 마감했다. 뉴욕증시 하락에 따라 소폭 약세로 출발해 갈수록 낙폭을 키웠다. 장 초반 1800선이 무너지면서 낙폭이 급하게 커졌다.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실망 매물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벨기에가 프랑스에 덱시아 금융그룹 구제금융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또 장 중 나온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3분기 GDP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며 하향 조정된 것도 악재였다.

여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금리 상승. 그리스 총파업 소식 등 유럽 우려를 가중시키는 뉴스들이 동시다발로 나타났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상대적으로 안 좋았던 것은 전날 해외 증시가 급락하는 동안 선방했지만 기대했던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지 못하면서 실망감이 초래됐다"며 "기술적으로 지지대를 이탈하면서 나온 실망 매물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외국인들은 4176억원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5거래일 연속 매도세다. 기관도 10억원 매도우위를 보이며 외국인 매도공세를 방어하지 못했고 개인은 3685억원 순매수로 저가 매수를 이어갔다.

프로그램 매매도 부정적이었다.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로 차익거래 매물이 쏟아지면서 전체적으로 2818억원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전업종이 하락세로 마감했다. 철강, 기계, 전기전자 업종이 3%대 하락세를 보였다. 한미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의약품업종도 3%대 약세를 나타냈다. 화학, 전기가스업, 건설업, 운수창고업, 금융업등은 2%대 약세를 보인 반면 통신업, 비금속광물은 1%미만으로 하락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약세로 마감했다.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가 2.9% 하락하며 93만원대로 밀렸고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던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도 1~2%대 하락했다. 하이닉스는 외국인 매도세로 6%대 급락했다.

주요종목으로는 한미FTA 수혜가 예상되는 차 부품주들이 약세장에서도 상승하며 선방했다. 만도 (34,550원 ▲250 +0.73%)가 2%대 상승세를 보였고 한라공조, S&T대우, 한일이화, SJM 등도 소폭 상승 마감했다. 다만 장 초반에 비해 상승세는 둔화됐다. 상신브레이크는 12% 급등했다.

코스피200지수선물 12월물은 4.85p(2.05%) 내린 231.65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유럽 불안에 상승세를 나타내며 1150원을 넘었다. 전거래일 대비 6.7원 올라 1152원에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2%p 하락한 3.37%(11시30분기준)를 나타내고 있다.

◇ 코스닥 3% 급락.. 와이지엔터 상한가 '화려한 데뷔'

코스닥지수도 외국인 매도 공세에 3%대 급락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20p(3.01%) 내린 490.49로 장을 마쳤다.

유럽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자 미국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혼조로 장을 마쳤다. 이에 소폭 상승으로 시작한 코스닥 지수도 곧바로 하락으로 방향을 틀고 낙폭을 키운 채 마감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481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02억원, 32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대다수 업종이 하락했다. 에스엠, 로엔 등 엔터테인먼트 주들이 급락하면서 출판·매체복제 업종지수가 10% 이상 떨어졌다. 디지털컨텐츠, 오락·문화 업종 역시 4%대 뒤로 밀렸으며 기계·장비, 반도체, 통신서비스, 제약, 의료·정밀기기, 반도체, 정보기기 등도 2~3%대 하락했다.

시총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시총 10위권 내 종목들은 일제히 주가가 미끄러졌다. 셀트리온, CJ오쇼핑, CJE&M, 네오위즈게임즈, 서울반도체 등은 4~7%대 낙폭을 나타냈다.

주요 종목으로는 이날 상장한 와이지엔터 (43,150원 ▲350 +0.82%)테인먼트가 곧바로 상한가로 직행, 7만8200원에 마감했다. YG엔터의 강세와 달리 SM, JYP Ent, 로엔 등은 이날 10~14%에 달하는 급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