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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들인 '도로명주소', 귀향길 찾아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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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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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03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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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도로명주소] 글 안적힌 방향예고표지판 등 '혼란'

↑ 경기도 시흥시의 한 교차로. 새 도로명 표지판만 붙어있고 정작 교차로에서 방향 안내 역할을 해야 할 방향예고표지판이 빈 칸으로 비워져있다.
↑ 경기도 시흥시의 한 교차로. 새 도로명 표지판만 붙어있고 정작 교차로에서 방향 안내 역할을 해야 할 방향예고표지판이 빈 칸으로 비워져있다.
#서울 거주 30대 직장인 최모씨(39세)는 설 연휴 기간 고향 대구를 방문하면서 예년처럼 아파트이름만으로 길을 검색했다. '범어우방1차'만 치면 내비게이션이 알아서 길을 안내해주는데 바뀐 길 이름과 번지수까지 외워야하나 싶다. 새 주소를 기억해도 내비게이션이 그대로니 무용지물. 지난 여름휴가 때 만원가량 내고 업그레이드를 했는데 또 하자니 비용도 아깝다.

#서울 용산에 거주하는 두모씨(38세)는 성남 여수동에서 처가인 인천을 가다가 어이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도로 사이사이 샛길을 알리는 표지판은 붙어있고 정작 교차로의 방향예고표지판이 파랗게 비워져있던 것. 두 씨는 "도로명변경 때문에 없던 표지판을 만들고 바꾸는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 아니겠느냐"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 판"이라고 말했다.

도로명 주소가 정식 변경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귀향·귀성길에서 도로명 주소는 철저히 외면됐다. 17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4000억원을 투입했다는 새 주소체계가 '그들만의 주소'로 전락해 버린 것.

2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노령층 인구가 많은 일부 지방도시들은 설 기간에도 도로명주소가 적용된 주민등록증 부착용 스티커를 배부하는 홍보활동을 했다. 충남도는 귀성객을 대상으로 논산고속도로 하행선 정안휴게소에서 안내 책자를 나눠주는 등 도로명주소 알리기 캠페인을 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지역민심은 싸늘하다. 당장 수십 년간 현지에서 살아온 거주민들도 바뀐 도로명이 생소하고 불편한데다, 명절이면 다른 도시에서 찾아오는 자녀들이 겪을지 모를 혼선이 우려돼서다.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는 홍모씨(70세)는 "기존엔 아파트 이름만으로도 쉽게 검색해서 찾아올 수 있다고 들었는데 이젠 길이름과 길번호, 건물번호까지 따로 외워야한다. 나이든 사람들에겐 지나치게 복잡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이디 gukwa7인 트위터리안은 "도로명 주소를 써야한다고 해서 새 주소를 알려줬는데 보냈다는 편지들이 아직도 오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직장인 최모씨 역시 "해마다 몇몇 지방 거래처로부터 특산물이 선물로 들어오곤 했는데 올해는 주소를 묻는 전화를 받았는데도 아직 감감 무소식인 곳이 몇몇 있다"며 "도로명 주소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동 이름이 사라지면서 해당지역의 '향취'를 느끼기 어렵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40대 초반의 직장인 김모씨는 "결혼 전 남편과 서울 정동길을 걷던 기억에 설 연휴 덕수궁을 찾아가려 했더니 '정동' 대신 세종대로 99로 바뀌었다"며 "지방의 작은 동뿐아니라 서울 한복판의 명소까지 이런 경우가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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