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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잡겠다던 강남보금자리, 불법전매 웃돈만 2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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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대 기자
  • 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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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09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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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후']'강남보금자리'의 어제와 오늘

강남보금자리지구 첫 입주단지인 'LH푸르지오'. /사진=박성대 기자
강남보금자리지구 첫 입주단지인 'LH푸르지오'. /사진=박성대 기자
최근 서울 강남구 세곡·자곡동 일대 '강남보금자리'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전매가 금지된 분양권이 많게는 2억원까지 웃돈이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빠르면 내년 민간공급 단지부터 전매제한이 풀리는데 벌써부터 시세차익을 노리는 속칭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들이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강남권 택지라는 희소가치에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개발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됐기 때문이다. 이에 2006년 판교신도시에 이어 이곳 역시 당첨되면 '로또'라는 인식 때문에 최장 8년의 전매제한 기간이 걸려 있음에도 청약과열현상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입주자와 청약당첨자들에게 웃돈을 제시하며 분양권 매매를 유도하는 '떴다방'은 엄연한 불법거래다. 문제는 이를 단속하기 위해 서울시·SH공사·강남구청·서울지방경찰청으로 꾸려진 '주택투기단속반'이 나섰지만 적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실제로 불법전매의 경우 일단 이면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거래를 한 후 전매가 허용되는 시점에 소유권을 넘기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실상 단속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어정쩡한 전매금지가 오히려 투기를 조장하고 '떴다방'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6일 찾은 강남보금자리지구. 동부간선도로 수서IC를 빠져나온 후 지하철 3호선 수서역을 지나 남서쪽으로 2㎞ 남짓한 거리에 있는 이곳은 현재 아파트와 오피스텔 입주가 한창이었다.

2009년 청약 당시 비닐하우스와 창고가 난립한 옛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녹음이 우거진 대모산 산자락 끝으로 아파트와 도로·공원·학교 등이 잘 정비돼 있어 쾌적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도로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서니 보금자리지구 전체를 통틀어 첫 입주단지로 기록된 A2블록 'LH푸르지오' 단지가 보였다. 단지는 마치 큰 공원 안에 조성된 아파트와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조경이 잘돼 있었다. 게다가 대부분 중저층에다 동간거리도 일반 아파트보다 넓어 쾌적했다.

이 단지 관리소장은 "쾌적한 주거환경과 저렴한 관리비로 주민들의 주거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KTX 수서역이 개통되고 도로가 정비되면 앞으로 이 지역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 안정 '반값아파트'가 '로또'되나
4대강 살리기와 함께 이명박정부가 핵심 국책사업으로, 폭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주변 그린벨트를 풀어 임대와 분양아파트를 주변 시세의 '반값'에 공급한 첫번째 사례가 강남보금자리지구다.

5년 전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로 지정될 당시만 해도 해당 지자체인 강남구와 서초구는 난색을 표했다. 당시 구청 관계자들은 인근 주민들의 임대주택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개발로 인한 피해를 우려했다.

지자체의 반대에도 2009년 6월 보금자리시범지구 지정 후 그해 9월 지구계획 승인이 떨어졌고 2010년 8월에는 대지조성 공사가 시작되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특히 'LH푸르지오'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1000만~1100만원으로 시세의 절반 수준이어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당시 생애최초와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예약경쟁률이 각각 24.9대1, 59.3대1을 기록한 데 이어 본 청약에서는 50대1, 70대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 아파트는 현재 85㎡ 이하 중소형 공공분양으로 8년 전매제한에 묶여 있어 거래는 불법이다.

입주를 앞두고 있는 강남보금자리 세곡2지구 '강남 더샵 포레스트' 사업장. /사진=박성대 기자
입주를 앞두고 있는 강남보금자리 세곡2지구 '강남 더샵 포레스트' 사업장. /사진=박성대 기자
◇입주 2년차 강남보금자리 불법거래 횡행…웃돈만 '2억원'
단지를 돌아본 후 다른 쪽으로 이동하려 하자 '떴다방'으로 보이는 불법 중개업자 한 명이 접근해 전매를 권유했다. 그는 "우리에게 로열층을 비롯한 좋은 물건을 팔아 1억5000만원까지 버신 분들도 있다"며 "불법이지만 걸리지 않게끔 다 조치해준다"고 귀띔했다.

분양권전매제도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그 권리를 일정기간 다른 사람에게 팔지 못하도록 강제한 규정이다. 전매제한 기간에 해외 이주, 사망, 근무처 이동 등의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집을 팔지 못한다.

특히 보금자리주택의 전매기간은 저가공급에 따른 투기방지와 무주택서민들의 주택공급 실현을 위해 주변 시세의 △70% 미만일 경우 8년 △70~85%일 경우 6년 △85% 이상일 경우 4년이 적용된다.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 공공물량의 경우 전매제한기간 8년, 거주의무기간 5년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입주자는 "이사 오기 전부터 어떻게 연락처를 알았는지 1억원 이상 웃돈을 얹어줄 테니 집을 팔라는 전화가 몇 번이나 왔다"며 "불법인지는 알지만 눈 깜빡할 사이에 1억원을 버는데 누가 안 흔들리겠냐"고 털어놨다.

'떴다방'의 1순위 목표는 지난 6월부터 입주가 진행 중인 강남지구 '래미안강남힐스' 입주자와 세곡2지구 '강남 더샵 포레스트' 청약당첨자다. 보금자리지구라 하더라도 민간공급 일반분양 물량인 이곳은 입주 6개월 후면 전매가 가능해서다.

세곡동 인근 L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래미안강남힐스'의 경우 5000만~80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었고 일부 로열층의 경우 1억5000만~2억원에 달한다"며 "7월 한 달간 10여건의 거래가 성사될 정도로 문의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입주가 한창인 강남보금자리 강남지구 '래미안강남힐스'. /사진=박성대 기자
입주가 한창인 강남보금자리 강남지구 '래미안강남힐스'. /사진=박성대 기자
◇'떴다방' 만연하지만 단속실적은 '전무'
보금자리주택사업은 비닐하우스나 무허가건물 등으로 훼손된 그린벨트를 개발해 무주택 서민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주택을 공급, 서민주거안정을 꾀한다는 명분으로 2008년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도입 당시 "그린벨트를 푼 혜택이 당초 취지와 달리 민간 건설업체의 분양수익과 분양권 전매를 통한 투기세력들의 이익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이같은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강남보금자리지구 전매제한 위법단속 실적은 전무하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등기전환이 이뤄져야 단속이 가능하다"며 "'떴다방'들이 대포폰 등을 사용하면서 영업을 하니 사전에 차단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9조 2항에 따르면 청약통장(입주자저축 증서) 거래와 분양권 불법전매행위 적발시 거래 당사자와 알선한 자와 광고행위를 한 자는 △계약취소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10년 이하 범위 내 청약자격이 제한된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보금자리지구는 그린벨트를 풀어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도모하는 공익적 성격이 큰 만큼 정책의 수행과정에서 지속적이고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일부 불순한 의도의 투기세력이나 거래질서 훼손세력들이 다양한 편법으로 공익성과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해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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