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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전 파주에 LGD 들어서자 노무현 "참 잘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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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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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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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메이드 인 코리아’]④일자리 먼저! 규제 풀자<1>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공장 부지를 결정할 때 국무회의에서 결정을 했는데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자리에 와서 보니까 참 잘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6년 4월2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기 파주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공장 준공식에서 남긴 소회다. 한국을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이끈 파주 LCD(액정표시장치) 생산공장은 하마터면 중국이나 대만에 세워질 뻔했다. 대규모 공장 신·증축을 막는 '수도권 규제' 때문이었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규제는 살펴보고 바로 조치토록 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규제를 풀고 공장 설립을 허용했다. 이후 LG디스플레이는 파주 공장을 발판으로 LCD 세계 1위 기업에 올라섰다.

14년이 지난 지금도 기업들은 참여정부 때와 같은 결단을 요구한다. 40년 가까이 발목을 잡아온 수도권 규제를 과감히 풀어달라는 얘기다. 기업들이 최우선 규제 완화 대상으로 꼽는 수도권 규제는 1982년 시행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시작됐다.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분산해 "수도권을 질서 있게 정비하고 균형 있게 발전시킨다"는 목적이다

현행법은 수도권을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으로 구분해 규제한다. 과밀억제지역은 공업지역 지정이 제한되고 성장관리·자연보전권역은 정부 허가를 받아 공장을 지어야 한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별도 허가를 받도록 했고, 수도권 공장의 신증설 총 면적 허용량을 정해두는 총량규제도 도입했다. 이외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 적용되는 법만 9개에 이른다.

기업을 옭아매는 빈틈 없는 '거미줄 규제'는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하기보단 부작용이 더 크다. 수도권이 막히면 '풍선효과'에 따라 지방으로 갈줄 알았던 기업들이 해외 이전을 택했기 때문이다. 투자 메리트가 적은 지방에 가느니 중국, 베트남 등 외국에 공장을 짓는 게 낫다는 논리다. 2015년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08년 수도권 투자 의사를 밝혔던 기업 118개사 가운데 지방으로 옮긴 기업은 9개 뿐이었다. 28개 기업은 수도권 규제로 투자계획을 철회하거나 공장을 해외로 이전했다. GDP(국내총생산), 일자리 등 기업을 해외로 떠나보낸 손실은 경제 전반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해외 수도권 규제 완화사례./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해외 수도권 규제 완화사례./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정부가 해외로 나간 기업을 다시 불러들이는 유턴기업(국내복귀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 역시 수도권과 지방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한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도 수도권으로 복귀할 경우 입지·설비보조금 혜택에서 배제된다.

과밀억제권역 안에 공장을 세우면 법인·소득세, 관세 등 세제지원도 받지 못한다. 이런 탓에 2013년 12월 지원법이 시행된 후 유턴 기업으로 인정받은 곳은 68개사에 그쳤다. 강력한 수도권 규제는 한국에 투자하려던 외국인투자기업이 발길을 돌리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2006년 영국계 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백신 제조공장을 경기 화성에 세우려다가 공장총량제로 투자를 포기한 게 대표 사례다.

기업 입장에선 수도권을 포기하고 지방에 공장을 둘 이유가 없다. 특히 고급인력 중심의 첨단산업일수록 인재 확보를 위해 수도권을 원한다. 경기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고 있는 SK하이닉스 (82,500원 상승500 -0.6%)도 애초에 수도권 외 지역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하지만 용인행을 위해 정부의 특별물량 배정 과정을 거치는 것은 물론 유치를 희망한 타지역 민심을 달래는 데 애를 써야 했다.

해외 각국은 우리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1950년대 고도성장기 도쿄에 집중된 인구·산업을 분산시키기 위해 수도권 규제를 도입한 일본은 2000년대 들어 규제 폐지로 돌아섰다. 입지제한 관련 법을 없애며 자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도 수도권에 대한 규제 대신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대도시권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국내에서도 수도권 규제를 풀면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연구원은 수도권 규제 완화시 일자리 94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COVID-19)를 계기로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재편되면서 수도권 규제를 손 볼 필요성은 더 커졌다는 지적이다. 전세계가 'K-방역'에 주목하는 시점에서 기업 투자를 고민하게 하는 대못 규제를 뽑아 한국의 매력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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