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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극일'…이제 반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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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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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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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 1년]②

[편집자주]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재료를 무기화하면서 기습적인 수출규제를 단행한 지 1년이 됐다. 사태 초반의 우려와 달리 일본의 강공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일본이 추가 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지난 1년의 성과와 한계를 되짚고 향후 대책을 모색해 본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강화 조치와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일본의 불화수소 북한 반출 의혹' 제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성윤모 장관은 "일본에서 수입된 불화수소가 북한을 포함한 UN 결의 제재 대상국으로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강화 조치와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일본의 불화수소 북한 반출 의혹' 제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성윤모 장관은 "일본에서 수입된 불화수소가 북한을 포함한 UN 결의 제재 대상국으로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지난해 7월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겨냥한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 조치는 한국 입장에선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됐다. 기업들은 소재·부품·장비 공급처 다변화와 국산화 등을 발빠르게 추진하며 피해를 최소화했고 정부도 예산, 세제 등 각종 지원책을 내놓으며 정면돌파에 나선 것이 주효한 모양새다.

일본은 지난해 7월2일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감광액), 불화 폴리이미드 등 첨단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들 3개 소재는 그동안 일본 소재업체에서 한국기업에 수출할 때 한 번만 포괄적으로 허가를 받으면 3년 동안 개별계약에 대한 심사를 면제받았던 품목이다. 하지만 수출규제 조치에 따라 건별로 제품명, 판매처, 수량 등을 기재한 계약서는 물론, 사용용도와 한국 수입처의 실체 여부 등을 확인·증명하는 관련 서류를 경제산업성에서 하나하나 심사한다.



급소 맞았지만, 침착한 대응...1년간 국산화·다변화 성과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일본 경제산업성이 7일 한국을 수출관리상 일반포괄허가 대상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공포하며 시행세칙인 '포괄허가취급요령'을 공개했다. 이 '요령'은 1,100여 개의 전략물자 품목 중에 어떤 품목을 개별허가 대상으로 변경할 지 결정하므로 발표내용에 따라 국내기업의 추가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 이었으나, 이날 일본정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기존에 개별허가 대상이 된 고순도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외에 추가 품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의 모습. 2019.8.7/뉴스1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일본 경제산업성이 7일 한국을 수출관리상 일반포괄허가 대상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공포하며 시행세칙인 '포괄허가취급요령'을 공개했다. 이 '요령'은 1,100여 개의 전략물자 품목 중에 어떤 품목을 개별허가 대상으로 변경할 지 결정하므로 발표내용에 따라 국내기업의 추가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 이었으나, 이날 일본정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기존에 개별허가 대상이 된 고순도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외에 추가 품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의 모습. 2019.8.7/뉴스1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지만 한국 정부와 기업은 허둥대지 않았다. 정부는 곧장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내놨다. 당장 공급 안정화가 필요한 핵심품목 100개를 선정해 관리키로 했다. 품목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대 분야에서 고루 꼽았다. 이 중 기술 확보가 시급한 품목 20개를 추려 1년 내 공급 안정화 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아울러 국내 기업이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제때 공급받을 수 있도록 7년 동안 7조8000억원+α 규모의 재정을 투입키로 했다. 기업의 원활한 물량 확보를 돕기 위해 세제, 금융, 통관, 인허가 단축 등을 총력 지원키로 했다.

소·부·장 '극일'…이제 반격이다


발표한 대책은 착실하게 추진했다. 1년이 지난 현재 액화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등 3대 수출규제 품목은 실질적 공급 안정화를 달성했다. 액화 불화수소는 국내 화학 소재 전문업체인 솔브레인이 기존보다 2배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신·증설했고 미국과 중국 등에서 생산한 제품을 테스트해 일부는 실제 생산에 투입하기도 했다.

포토 레지스트는 유럽산 제품으로 수입 다변화에 성공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인 듀폰이 충남 천안에 포토레지스트 개발·생산과 반도체 웨이퍼(기판) 연마재인 CMP 패드 생산을 위한 시설을 구축키로 했다. 불화 폴리이미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 (77,000원 상승7100 10.2%)에서 자체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중요도가 높은 20대 품목 국산화도 차질없이 진행 중이다. 기술개발을 위한 41개 과제에 올해에만 1165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해에는 추경예산 650억원을 지원했다. 국내 생산설비에 대한 총 7340억원 규모의 신·증설 투자가 이뤄졌다. 주요 80대 품목은 재고량을 2배 이상 확보해 안정성을 강화했다. 지난해 7월 1.3개월 불과했던 재고량은 올해 1분기 기준 2.6개월까지 늘었다.

조기 성과 달성을 위해 올해 새로 편성한 소부장 특별회계 2조725억원 중 1조2850억원(62%)을 5월말까지 조기집행 완료했다. 이달말까지 70%(8900억원) 이상 집행하겠다는 목표다.



"日 규제사유도 사라져"…WTO 제소, 소부장 경쟁력 강화 투트랙 대응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그동안 잠정 정지했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절차를 재개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0.06.0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그동안 잠정 정지했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절차를 재개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0.06.02. ppkjm@newsis.com


당초 일본은 수출규제 사유로 "3년간 양국 정책 대화가 열리지 않아 신뢰가 훼손됐고, 한국의 재래식 무기 캐치올 통제 법적 근거가 미흡하며, 수출통제 인력‧조직이 취약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1월 일본과 국장급 정책대화 재개에 합의했다. 올 4월엔 산업부 내 무역안보 전담조직은 국단위 '무역안보정책관'으로 확대 개편했다. 재래식무기 캐치올 통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대외무역법 개정안은 이달 19일 시행했다. 결국 일본이 내세웠던 3가지 규제 사유가 사라졌다.

이같은 노력에도 일본의 태도 변화는 없었다. 이에 이달 2일 정부는 지난해 11월 잠정 중단했던 WTO 분쟁해결절차 재개를 선언하고 같은 달 18일 WTO 패널설치 요청서를 발송했다. 패널설치 요청은 제소국이 WTO에 재판부 구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재판 절차를 시작하기 위한 사실상 첫 단계다. 통상 1심 결과는 1~2년, 상소심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2년 넘게 걸린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6.24/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6.24/뉴스1

WTO 제소와 별개로 정부는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을 지속 추진키로 했다. 지난 24일 열린 당정협의에 산업부가 보고한 '소·부·장 경쟁력 강화 성과 및 향후계획'을 보면 정부는 소·부·장 산업핵심관리 품목을 기존의 100개에서 338개로 대폭 확대한다. 주요 수급 관리 품목을 △미국·유럽 91개 △중국 90개 △인도·대만·아세안 6개국 57개 등 지역별로 나눠 관리한다.

아울러 2022년까지 R&D에만 5조원 이상을 투입해 소부장 기업의 자립을 적극 지원한다. 올해 하반기 소부장산업 특화단지를 5개 이상 지정·육성하고, 실증시험과 성능 테스트 지원, 산업생산 '패스트트랙 적용' 등을 추진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민관이 합심해 일본 수출규제 대응에 나서 지금까지 단 한건의 생산차질도 없이 극복해 나가고 있다"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산업 생태계의 장점을 살려 소·부·장 밸류체인의 핵심기업을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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