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에 놀란 日 변화? 아사히 "기시다, 한일 정상회담 검토"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컨퍼런스 빌딩에서 열린 약식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뉴스1

일본 정부가 이달 중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첫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오는 11일부터 19일까지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개최지 캄보디아)·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인도네시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정상회의(태국)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 기간 같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양국의 최대 현안이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해결한 이후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자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고려해 한일 관계를 더욱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가 일본 내 퍼졌고, 이것이 양국 정상회담 개최 검토로 이어졌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그러나 자민당 보수파에서 여전히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해결 후,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 회담 성사가 막판에 무산되거나 이전과 같은 약식 회담에 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아사히신문은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이 150명 이상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 대응에 쫓기고 있는 만큼 양국 정부가 회담 일정 및 의제 조율에 어려움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월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약 30분간 약식 회담을 통해 양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당시 일본은 두 정상 간 대화를 '간담'으로 표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한일 정상회담은 지난 2019년 12월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문재인 전 대통령 간 회담이 마지막이다. 만약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3년 만에 한일 정상이 정식 회담을 위해 마주 앉게 된다.


한편 북한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한미연합훈련에 대응을 명분으로 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전날 분단 이래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공해상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는 등 약 10시간 동안 4차례에 걸쳐 총 20여발을 퍼부었고, 이날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총 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폭거"라고 규정하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