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원→6만원대 추락…"개미 좀 그만 등쳐먹어라" 불만 터졌다

지난달 8만원대까지 올랐던 카카오게임즈 (20,550원 ▼50 -0.24%)의 주가가 다시 6만원대로 내려왔다. 미국 긴축 가속화 등 거시 경제 환경의 영향도 있지만 내부적 악재가 더 큰 충격을 안긴 것으로 보인다. 신작 출시 등 성장성에도 당분간 불확실성을 피할 수 없다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13일 코스닥 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는 전 거래일 대비 800원(1.20%) 내린 6만59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장 초반 2.55% 내린 6만5000원까지 찍은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결국 하락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1.86%, 코스닥 지수는 1.48% 올랐다.


자회사 상장 추진 소식과 대규모 오버행(잠재적 매도 대기 물량) 우려 등이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를 짓누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오딘: 발할라라이징'을 개발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최근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오딘이 카카오게임즈의 핵심적 캐시카우(수익창출원)라는 점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의 흥행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카카오게임즈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 1조125억원, 영업이익 111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04%, 68% 오른 수치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공시된 카카오게임즈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매출액의 75.3%가 오딘 등 모바일게임 부문에서 나왔다.

아직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 추진 여부에 대해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주주들의 불만이 커진다. 종목토론방에서는 "개미(개인 투자자) 좀 그만 등쳐먹어라", "비상식적이다. 공시가 나오기 전까지 믿지 말자" 등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환사채 관련 오버행 우려…정말 안심해도 될까카카오게임즈의 대규모 오버행 우려도 주가를 뒤흔들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3월 26일 공시를 통해 5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알렸다. 전환사채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전환 전에는 채권으로서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전환 후에는 주식으로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그런데 5000억원 규모의 이 전환사채에 대해 지난달 31일부터 전환청구기간이 시작됐다. 카카오게임즈가 이중 절반에 대해 2025년 9월 30일까지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규모가 2500억원으로 줄어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전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물량은 479만8464주에 달한다. 주식총수 대비 6%가 넘는 비율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성장성 대비 현재 주가 수준이 낮아 전환청구권 행사 물량이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지만 주주들은 우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전날 발표된 공시에 따르면 전환청구권 행사를 통해 우선 61만6994주가 오는 15일 추가로 상장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의 현재 주가가 6만원대로 전환가액인 5만2100원보다 높고 심지어 카카오게임즈가 채권에 대해 이자 수익도 따로 지급하지 않고 있어 향후 전환청구권 행사로 주식이 줄줄이 상장될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공매도의 집중 타겟이 되고 있다.

전날 카카오게임즈의 거래대금 1760억원 가운데 공매도 거래대금이 290억원을 차지했다. 비율로는 16.52%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이날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가 금지되기도 했다. 이날 공매도 거래가 금지됐음에도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하락 마감하자 종목토론방에서는 "공매도가 금지됐는데도 하락하고 있는 거냐" 등 주주들의 성난 목소리가 다수 표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