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혜영 "홍준표에 '조건부 등원' 제의했었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원혜영 통합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쇠고기 고시를 유보하면 국회에 등원할 수 있다"고 제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23일) 홍준표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해서 '장관고시를 금주 중에 강행하지 않으면 국회를 열어서, (민주당이) 국회에 가서 문제를 따지고 처리하면 될 것이 아니냐'하고 말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등원 입장을 밝혔다"는 얘기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24일 "노력을 해봤지만 미국의 요구나 한미관계 문제로 (고시 유보는) 불가능하다"고 답했다고 원 원내대표는 전했다.

홍 원내대표는 앞서 22일 "여론이 진정될 때까지 고시 관보게재 등을 유보하겠다"고 말했으나 하루 뒤인 23일 "이번 주 안에 (고시를)해야할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원 원내대표가 홍 원내대표에게 조건부 등원을 제의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고시강행 방침은 강경했고 홍 원내대표는 24일 "금주내 고시를 하겠다는 정부 입장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민주당내 등원론은 크게 위축됐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부시 대통령의 방한이 무산된 일을 거론하며 "이명박 대통령은 검역주권도 포기하고 국민 건강권 포기하면서까지 한미동맹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졸속·굴욕적 협상으로 한미동맹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촛불시위 양상 등 여론의 추이를 면밀히 검토하면서 이번 주말까지 매일 아침 의원총회를 여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헌법재판소에 장관고시 효력정치 가처분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