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온탕' 다우 302P급등…달러·유가 호재

뉴욕증시가 하루만에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급락 하루만에 달러강세와 유가급락에 힘입어 뉴욕증시는 올들어 최고 폭으로 급등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02.89포인트(2.65%) 상승한 1만1734.32를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한주간 3.5% 상승률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30.25포인트(2.39%) 올라선 1296.13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58.37포인트 뛴 2414.10으로 장을 마쳤다.
S&P와 나스닥은 각각 2.8%, 4.5%의 주간상승률을 보였다.


이날 달러화는 지난 2월 이후 5개월여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유가는 배럴당 115달러 선으로 급락했다.

패니매가 예상치의 3배에 달하는 2분기 순손실을 발표하고 UBS가 씨티 메릴린치에 이어 경매방식채권(ARS)채권을 재매입하기로 하는 등 금융주에 대한 악재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달러화 강세와 유가급락으로 촉발된 저가매수심리가 워낙 강했던 탓에 3대지수는 장중 줄곧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우 30종목가운데 알코아와 IBM만 각각 0.1%, 0.2% 약보합권에 머물렀고 나머지 종목들은 모두 상승했다.

◇ 유가 115달러..소비 운송 관련주 상승

국제유가가 급락하며 인플레이션과 이로 인한 소비침체 우려가 잦아들었다.
가정용품 전문 체인점 홈디포가 7.6% 급등하는 등 소비재 및 소매 유통 관련업종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전날 어두운 실적 전망으로 소매 관련주 급락을 촉발시킨 월마트도 이날은 1.58% 반등세로 돌아섰다. 대형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 역시 2.8% 올랐다.

최근 주가급락세를 면치 못한 GM도 2.7% 상승하는 등 운송 소비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유가는 이날 배럴당 115달러선으로 급락, 3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82달러(4.02%) 떨어진 115.20달러로 마감했다. 이로써 국제유가는 이번 한주동안만 7.9% 급락했다.

주요 석유 수송루트인 그루지야가 러시아와 사실상 전면전에 들어갔음에도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 달러화 5개월래 최고, 금융주 악재 희석

이날 증시 급등의 동력은 단연 달러.
유럽지역의 경기침체 및 이로 인한 금리동결 전망으로 달러화가 유로화대비 5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날 국제유가가 배럴당 115달러선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금이 상품시장에서 달러화로 급속히 이동한 점도 달러급등의 원인이 됐다.

3시23분현재(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0.0319달러(2.08%) 급락(달러가치 상승)한 1.5005달러를 기록, 지난 2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내려갔다. 파운드/유로 환율도 1.27% 떨어졌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동결로 촉발된 달러강세 기조가 이어졌다. 유럽지역 경기지표가 악화되고 장 클로드 트리셰 ECB총재가 유럽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 당분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로 약세를 가속화시켰다.

◇패니 UBS 악재 희석

금융시장 불안감을 부추길 재료가 없지 않았지만 강달러와 유가하락에 묻혔다.

씨티그룹이 70억달러, 메릴린치는 120억달러어치의 ARS채권을 고객들로부터 되사주기로 합의한데 이어 UBS 역시 이날 194억달러어치의 ARS채권을 되사주기로 합의했다.

월가 금융회사들이 ARS를 재매입해주기로 잇따라 합의함에 따라 금융권의 손실과 유동성 압박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금융주는 전날 하락세를 딛고 반등했다.

투자등급 강등 경고로 급락했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3.87% 반등했고, 메릴린치도 2.9% 올랐다. 시티그룹은 4.98% 뛰었다.

미 최대 정부보증 모기지업체인 패니매는 2분기 순손실이 23억달러(주당 2.5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19억달러(주당 1.86달러)의 순익 대비 적자전환이며 4분기 연속 적자행진이다. 손실은 팩스셋리서치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 손실 주당 91센트의 거의 세 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패니매 주가는 9% 하락했고 프레디맥도 시장 급등에도 불구 상승률 0%에 그쳤다.

◇ 노동생산성 양호, 재고는 증가

미국의 2분기 비농업부문 노동생산성이 연율로 2.2% 상승했다고 미 노동부가 8일 밝혔다.
신용위기와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단행, 전분기 보다 노동 인구가 줄어든 것이 생산성 향상의 요인이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 예상치인 2.5% 상승에 비해서는 낮았다. 잔분기인 1분기 생산성은 2.6% 상승률을 보였었다.

6월 도매재고는 전월비 1.1% 증가했다고 미 상무부가 8일 밝혔다.
예상치인 0.6%와 전달치 0.9% 증가를 넘는 규모다.
고유가로 원유 재고가 많이 늘어 예상보다 재고 증가율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