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A, 이머징 시장 타고 16%↑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이머징 마켓의 활발한 기업 인수합병(M&A)에 힘입어 올해 전 세계 M&A 거래 규모가 16% 늘어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머저마켓 자료에 따르면 이머징 국가들의 기업은 올해 5026억 달러에 달하는 2570건의 M&A를 성사시켰다. 지난해 3518억 달러보다 42.9% 늘어난 규모다.

이머징 기업들의 거래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전 세계 M&A 거래 규모도 1조9274억 달러로 2년 내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많은 액수다.

올해 최대 M&A도 이머징 시장에서 체결됐다. 멕시코 이동통신업체 아메리카 모빌은 281억달러에 멕시코 카르소글로벌텔레콤을 인수했다. 프랑스가스공사(GDF 수에즈)와 영국 인터네셔널파워의 합병이 273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노무라 글로벌 투자은행 공동 대표 윌리엄 베레커는 "기업들이 상당한 현금을 구축하고 있어 내년에도 M&A 시장 활기가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약화된 미국과 유로존 경제의 여파로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둔화되고 비용 절감 압력이 고조되면서 M&A가 현금이 풍부한 기업에게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 설명했다.

올해 M&A 거래의 66%가 현금으로 이뤄진 점도 기업들의 뚜렷한 현금 선호를 드러낸다.

카를로 칼라브리아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부회장은 "내년 상반기 거래 규모가 급속하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머징 시장의 해외 기업 M&A가 내년 시장의 주도적인 추세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헨리크 아스락센 도이치 뱅크 글로벌 M&A 대표는 "올해 M&A 시장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통신업계의 M&A 급증과 미국·유럽 사모펀드들의 활발한 거래"라고 밝혔다. 주로 사모펀드들이 주도하는 바이아웃(경영권인수) 규모는 올해 2155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76.2% 늘어났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4618억달러 규모(274건)의 M&A 거래를 주선해 지난해 모간스탠리에게 내줬던 글로벌 M&A 자문업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어 모간스탠리 4430억달러 규모(277건), 크레딧스위스 4055억달러(227건)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