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낮을때 서둘자" 건설사 회사채 발행 '북적'

건설사들이 최근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기 위한 차환 발행도 있지만 앞으로 채권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미리 발행해 자금 조달 비용을 아끼려는 수요도 몰리고 있다.


29일 건설업계 및 채권시장에 따르면 현대산업 (8,740원 ▲80 +0.92%)개발은 2500억원 안팎의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다음 달 8일부터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한 후 25일쯤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오는 3월6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0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31일 만기인 외화표시채권 685억원과 다음달 10일 회사채 400억의 경우 자체 보유자금으로 갚을 방침이다.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현재 현금 보유액은 5000억원 수준.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현금이 많기 때문에 채권을 추가 발행하는 것보다 일부 회사채를 상환하는 데 쓸 것"이라며 "나머지는 채권금리의 상황을 살펴가며 회사채 발행을 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 더 나은지를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라건설 (1,977원 ▼3 -0.15%)은 지난 13일 2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1500억원을 발행한 후 2주일여 만에 다시 채권발행에 나선다. 다음 달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하려는 목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라건설은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1500억원을 금리 6.40% 수준으로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라건설은 지난번 회사채 발행으로 1500억원을 조달한 후 1000억원을 만기 상환용으로 썼고 나머지 500억원을 하도급 공사대금으로 지급했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으며 발행금리나 액수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채권금리가 추가로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삼부토건 (1,336원 ▼13 -0.96%)의 경우 회사채를 발행해 기존 기업어음(CP)을 갚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자금 조달구조를 장기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삼부토건의 CP 발행 잔액은 약 500억원이다.

삼부토건은 500~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이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만기 1년 미만인 CP를 2년 이상인 회사채로 교체해서 차입금을 장기화시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만들려고 한다"며 "연초엔 유동성 자금도 풍부하고 최근 회사채시장의 분위기 역시 우호적인만큼 회사채 발행을 추가로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은 미분양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이후 시장에서 종적을 감춘 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물가급등을 막기 위한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채권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는 점도 건설사의 선제적 자금 조달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들어 한라건설(1500억원), 한신공영 (6,480원 ▲30 +0.47%)(1500억원), 태영건설 (2,310원 ▲10 +0.43%)(1000억원), 삼환기업 (1,100원 ▼250 -18.5%)(500억원), 동부건설 (5,140원 0.00%)(400억원) 등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하지만 발행금리는 미분양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를 반영해 같은 신용등급에 비해 높게 책정되고 있다.

한 채권 관계자는 "1~2년 전보다 건설사의 자금 조달이 한결 원활해졌지만 분양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고금리 발행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